[한국의 야생화] 수해 이겨낸 용머리꽃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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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수해 이겨낸 용머리꽃의 위엄
  • 정연권
  • 승인 2020.08.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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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꽃.
용머리 꽃.

 

비가 내린다. 장대비가 날마다 내렸다. 질긴 장마전선이 50여일이나 정체되어 물 폭탄을 쏟아내 강둑이 터지고 강물이 범람하여 농경지와 삶의 터전을 침수되었다. 참담하고 슬픔과 아우성이 메아리친다. 고마운 물이 두렵고 무서움으로 변했다.

누런 황토 물과 쓰레기가 뒤섞인 물바다를 보면서 분노한다. 하늘을 원망하고 인재라고 관재라며 원망하여 보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다. 특히 섬진강유역에 피해가 많다. 처참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재조산하(再造山河)를 위하여 오늘 숨은 영웅들이 물 피해의 안타까움에 눈물짓고, 응원을 보내며 복구하는데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폭우피해를 간신히 넘긴 당신의 위엄 있는 자태가 아른 거린다. 비에 젖은 모습이 더욱 애절하다. 당신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려온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 에 갈구하듯 빗속을 방황하고 있다. 청보라빛 꽃잎이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용머리’에 다가간다. 용(龍)의 머리 같은 모습에 감탄하며 꽃송이를 만져본다. 청보랏빛 입술에서 사랑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당신을 갈망하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살랑살랑 사랑스럽게 미적거리는 꽃송이가 정겹다. 

용머리는 꿀풀과의 다년초로서 여름철에 청보랏빛 꽃이 피아난다. 학명은 Dracocephalum argunense Fisch. ex Link 이다.  속명 드라코세팔룸(Dracocephalum)은 그리스어로 용(龍)을 뜻하는 드라코(dracon) 머리를 뜻하는 세팔라(cephla) 합성어라고 한다. 영어로 드래곤헤드(dragonhead)라고 한다. 서양에서 지어진 이름을 그대로 직역한 것이다. 청란(靑蘭)이라고도 한다. 한옥 기와집 너새 끝에 얹는 용모양의 기와도 용머리라고 부른다. 

줄기는 뿌리줄기에서 무더기로 나와 높이 15∼30cm 정도이다. 잎은 마주나고 줄 모양이며 광택이 있다. 잎 가장자리가 뒤로 말리며 겨드랑이에 잎이 총생 한다. 꽃은 6∼8월에 피고 원줄기 끝에 달리며 청보랏빛이다. 화관은 통처럼 생기고 길이 3cm 내외로서 끝이 입술 모양이며 자주색 점이 있다. 잎은 로즈마리와 비슷하지만 조금 큰 편으로 가늘고, 꽃에 향기는 있으나 좋은 향은 아니다. 청보랏빛 통꽃이 벌깨덩굴 꽃과 비슷하지만 꽃잎 아래쪽에 벌깨덩굴은 하얀털이 있지만 용머리는 없는 점이 다르다.

용머리 꽃.
용머리 꽃.

 

꽃이 용의 머리 모습과 물고기가 유영하는 지태로서 암석정원, 화단, 화분용 모두 적합하다.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건조에 강하므로 관리하기가 편하며 햇빛을 좋아하므로 양지쪽에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심어야 청보랏빛 꽃이 제대로 발현된다. 

‘승천’이라는 꽃말로 용머리이기에 하늘 높이 올라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나보다. 용은 도마뱀을 닮은 거대한 상상의 동물이다.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뿔, 토끼 눈, 소귀, 몸통은 뱀, 잉어의 비늘,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 코는 돼지코로 조합되어있다. 국가의 수호신이자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하여 승배되었다. 동양의 농경사회에서는 숭배의 대상이지만 서양에서는 악마로 공포의 대상인 점이 다르다. 용은 우리말로 미르이다. 용은 물이 있어야 승천할 수 있고 물은 장마로 여름에 집중되어 있다. 물이 많은 여름에 꽃이 피는 것이 이런 이치와 맞다 할 수 있겠다. 

물은 농사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물에 따라서 작황이 결정되니 농사는 하늘과 동업인 셈이다. 제때에 바가 내리어 풍년이 되기를 바라는 농부의 마음을 알까. 노심초사 애타는 농부의 마음을 알까 말이다. 농부는 걱정으로 시작되어 걱정으로 끝난다. 곡식이 가족 입으로 들어가야 그 고단한 여정과 걱정이 끝난다.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살아가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성취되고 모두가 승천하리라 생각된다. 농부의 입가에 웃음이 머물게 하도록 지혜와 사랑을 모아 보자. 더불어, 광복75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용처럼 승천하기를 고대한다. 용트림으로 더욱 세차게 나아가자. 

[필자 소개]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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