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리아】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선출이 확정된 가운데, 이번 후보 선출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 원장이 여전히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 시기를 8월 말~9월 말을 꼽고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누리당 후보 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 후보까지 정해진 후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초 야권단일화 상대역인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해진 후인 9월 말께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8월 말 조기 등판으로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박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조기에 형성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안 원장 측은 그러나 새누리당의 박 후보 지명에 대해 "그런 것을 의식해서 움직이지는 않는다"며 "국민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이같은 전망을 일단 부인했다.

안 원장과 가까운 금태섭 변호사는 2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의 지명이 안 원장에게 고려 대상인지 아닌지조차 물어보지 않았다"며 "그렇게까지 다른 분 얘기하시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안 원장이 '국민과의 대화'를 위한 비공식 일정 소화를 앞으로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조금씩 안 원장과 관련된 세 결집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국회 연구단체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22일 안 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을 초청,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토크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다.

법륜 스님은 내달 초 방송인 김제동, 김홍신 작가 등과 함께 미국 주요 도시를 돌며 '청춘&희망 콘서트'를 열 계획인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외국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 원장 지지세 확보 일환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 36개 대학 52명의 교수들은 '한국비전 2050 포럼'을 만들고 안 원장 지지에 나선 바 있다. 또 외곽 조직을 자임하며 활동하고 있는 '철수산악회' '철수처럼' 'CS코리아재단' 등 자생조직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원장측이 사직한 통신 및 인터넷 기자들을 중심으로 공보라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이같은 안 원장의 움직임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며 추후 단일화 시기까지 가만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섣불리 안 원장에 대한 반응을 보일 경우 국민적 관심이 다시 안 원장에게 쏠리며 가뜩이나 낮은 대선후보 경선 열기에 더욱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당내에서는 안 원장에 대한 구애가 지나쳐 '안 원장 대세론'에 일조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안 원장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민주당 독자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 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안 원장은 범야권 후보를 두고 민주당 후보와 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박 후보의 대선 후보 확정이 안 원장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 원장을 지지하는 중도·무당파가 새누리당 후보 확정으로 일부 흔들린다면 안 원장의 대선 행보를 좀 더 빠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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