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VS카카오, 기술경쟁 이어 금융시장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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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VS카카오, 기술경쟁 이어 금융시장 격돌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8.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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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분기 카카오 매출 구성. 자료=카카오
2020년 2분기 카카오 매출 구성. 자료=카카오

카카오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2분기 들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을 기반으로 진출한 금융시장에서의 높은 성과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9529억원, 영업이익은 978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14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0.3%로 전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를 기록해, 질과 양 모두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특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금융 분야다. 2분기 매출 구성 중 모빌리티·페이 및 연결자회사를 포함한 ‘신사업’ 부문 매출은 126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149%나 증가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투자·보험·대출·펀드 등 금융서비스 강화하는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택시 등 신사업 부문을 적극 확장하고 있는 모빌리티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상반기 실적이 좋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기존 금융권의 경계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금융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주목할만하다. 국내 최대 메신저앱인 카카오톡에 기반을 둔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올해 2분기 거래액은 14조8000억원으려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성향이 확산된 1분기를 포함하면 상반기 기준 거래액만 29조1000억원(67%↑)에 달한다. 

특히 지난 2월 출시한 실명계좌 기반 금융서비스 ‘카카오페이머니 2.0’이 증권 계좌 및 펀드 투자로 연결되면서 금융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 머니2.0 증권 계좌는 170만명이 개설했으며, 펀드 투자 또한 7월 기준 월 300만건 이상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지방은행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793%나 증가했다. 아직 시중은행과 견주기는 어렵지만, 기업금융 없이 개인금융만으로 올린 성적표임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의 강점은 대출 규모나 순이익 같은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확장성’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 수는 1254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44.3%가 카카오뱅크를 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에 익숙한 20~40대 침투율이 47.6%로 높은 편이지만, 신규 고객 중 50대 이상도 비중도 17.5%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 금융사들이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은행앱 사용자 순위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모바일앱 월간 이용자 수(MAU)는 1154만명으로 KB국민은행(1057만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다른 은행들도 ‘디지털 전환’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지만 순위 구도에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한편, 카카오에 이어 금융업 진출을 선언한 또 다른 빅테크 ‘메기’ 네이버와의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고 올해 들어 미래에셋과 협업해 CMA통장을 출시하며 금융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 대상 대출 및 보험서비스 출시도 준비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선발주자인 카카오가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지난 6월 8일 출시된 네이버의 CMA 통장 가입자 수는 약 40만명으로, 카카오뱅크가 출범 5일 만에 100만 가입자를 유치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직접 ‘은행’이 돼버린 카카오와 달리 기존 금융사와의 협업으로 금융서비스를 중개하는 형태인 만큼, 제공되는 서비스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

다만, 네이버의 금융시장 진출 전략이 카카오와는 다른 만큼 향후 경쟁구도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직접 금융사가 되기보다 기존 금융사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의 말처럼 네이버는 알리바바를 롤모델로 한 광범위한 금융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을 기만으로 개인 대상 금융서비스에 집중한 카카오와 달리, 국내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및 네이버쇼핑을 보유한 네이버는 B2B 시장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 또한 하반기 B2B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맞대결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두 빅테크의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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