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안방극장 점령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IPTV 1위인 KT 올레TV와 제휴해 모객 경로를 넓힌 덕분이다.

KT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지난달 31일 공식화했다. 이에 넷플릭스 콘텐츠는 오는 10일부터 가정용 올레TV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넷플릭스와 국내 IPTV 간 제휴는 LG유플러스에 이은 두 번째다. 앞서 딜라이브, LG헬로비전 뷰잉 등 OTT도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이번 제휴가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사례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KT 올레TV가 지난해 기준 8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IPTV 가입자 1800만 명의 46.3% 수준이다. 먼저 넷플릭스와 제휴한 LG유플러스 가입자 약 400만 명(24.8%)까지 더하면, 넷플릭스는 1200만 여명의 IPTV 가입자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한 셈이다.

다만 KT에게는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독이 될 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코드커팅(유선방송 시청자가 인터넷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유발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꼽힌다. 월 1만 원 안팎의 요금만 내면 무수한 드라마, 영화 등을 원하는 때에 감상할 수 있어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레TV를 통해 넷플릭스를 접한 가입자들이 향후 넷플릭스 회선만 유지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KT뿐 아니라 IPTV, OTT 등 콘텐츠 플랫폼 시장 전체가 넷플릭스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경쟁력이 국내 플랫폼 대비 우월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매년 콘텐츠 판권 확보에만 20조 원 가량을 투입한다. 반면 KT OTT 시즌이 지난해 콘텐츠 구매에 쏟은 돈은 약 1조 원에 불과하다.

콘텐츠 제작사 중에는 토종 플랫폼을 제치고 넷플릭스 의존도를 높인 곳도 있다. 국내 한 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는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최근 IPTV나 방송채널보다는 넷플릭스 입점으로 얻는 수익이 많다”며 “넷플릭스가 독점 계약 시 제안하는 금액이 IPTV보다 높아, 넷플릭스만 바라보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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