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AR 프로젝트 ‘창덕 ARirang(아리랑)’이 공개됐다. 창덕 아리랑은 문화재청과 SK텔레콤, 구글코리아가 협력해 만든 5G 스마트폰용 창덕궁 가이드 콘텐츠다.

SK텔레콤은 27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창덕궁에서 창덕 아리랑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 최재혁 창덕궁관리소장, SK텔레콤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창덕 아리랑 기획 배경에 대해  “아동, 청소년, 계단 턱 때문에 관람이 힘든 휠체어 탑승자도 문화유산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SK텔레콤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창덕 아리랑을 체험했다. 창덕 아리랑 속 창덕궁은 12개 관람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앱을 실행하고 위치를 설정하면 가상의 동물인 ‘해태’가 나타나 시나리오에 따라 창덕궁 구석구석을 안내한다.

특정 장소에서는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실제 배우의 연기도 감상할 수 있다.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연극의 전개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신문고나 대문 등 이용자와 상호작용 가능한 사물도 등장한다. 이용자가 화면 속 신문고를 터치하면 북소리가 울리고, 대문에 들어서면 이전까지는 관람객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던 공간도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관람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도 인상적이었다. 앱에서 휠체어 탑승자와 유모차 이용객을 위한 모드를 고르면, 해태가 계단을 피해 이용자를 이끌어 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탓에 체험 시간은 짧았지만, 대체로 완성도 높은 콘텐츠 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해태를 따라다니면서 콘텐츠를 즐기니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는 기분이었다. 또 창덕 아리랑의 시나리오나 사물들은 창덕궁 관계자가 고증을 담당한 덕분에 신뢰성도 높았다.

다만 창덕 아리랑이 5G 스마트폰 전용 콘텐츠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창덕궁에서 5G 스마트폰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있지만 수량이 한정적이고, 올해까지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에 따르면 추후 LTE 지원 계획은 없다.

창덕 아리랑은 SK텔레콤의 첫 5G MEC(Mobile Edge Computing, 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반 앱이다. MEC는 데이터 수신 시 발생하는 지연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통신 기술이다. 창덕궁 안에서 창덕 아리랑을 실행하면, 다른 콘텐츠 대비 약 60% 개선된 속도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내달에는 가정에서도 창덕궁 관람을 체험해볼 수 있는 앱인 ‘창덕 아리랑 앳홈’도 출시된다. 직접 창덕궁에 방문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