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을 과학수사대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을 과학수사대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여론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코리아>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누리꾼의 의견을 살펴본 결과 여론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뉘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박 시장을 비난하는 내용과 박 시장을 지지하며 추모하는 내용으로 나뉜 것. 

비난하는 누리꾼들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느낌이다. 앞에서는 여성 인권 존중에 앞장 서더니 뒤에서는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하고 이중인격자 같은 행태 아닌가”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지지자들은 “너무 충격적이고 비통한 심정이다” “서울시 발전을 위해 그토록 애썼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거냐. 다시 일어나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박 시장 지지자들은 박 시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몰려와 오열했다. 이들은 “원순씨 사랑해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라는 외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서울시민들은 대체로 놀랍다는 반응이다. 특히 박 시장의 전 비서가 성추행 혐의로 박 시장을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 내내 양성평등을 강조해왔다. 박 시장이 "82년생 김지영씨의 삶을 서울이 바꾸겠다"고 한 선언은 상징적인 예다. 이는 앞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라고 선언한 것과 대비됐다. 이 전 시장의 당시 발언이 일부 개신교 신자들에겐 환영을 받았지만 서울 시민 전체의 공감을 얻지 못한데 비하면 박 시장의 ‘82년생 김지영’ 발언은 서울시민 다수의 공감을 얻었다. 

박 시장의 갑작스런 극단적 선택은 서울시민에 대한 속죄의 뜻이 담긴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 시장과 30대 젊은 시절부터 가깝게 지내왔다는 한 문화계 인사는 “무엇이 그분을 죽음으로 이끌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내가 아는 박 시장은 목숨을 쉽게 여기는 분이 아닌데 아마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몰려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서울시민의 기대와 평가를 스스로 저버렸다는 생각, 뒤늦은 후회와 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절벽 끝으로 내몰린 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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