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코로나19 '공기 감염' 경고, '비말 감염'과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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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코로나19 '공기 감염' 경고, '비말 감염'과 차이는?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7.0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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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비말이 아닌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경북대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코로나19가 비말이 아닌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경북대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비말(침방울)을 통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일 경우 기존 방역수칙의 전반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 세계 32개국 239명의 과학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코로나19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제시하며 예방수칙을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주 중 과학저널을 통해 서한을 공개할 계획이다.

WHO는 코로나19가 주로 비말을 통해 감염되며 공기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WHO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통제지침'에서 "코로나19가 에어로졸을 통해 전염될 수 있지만, 이는 호흡기에 튜브 삽입(삽관)과 같은 의료시술을 할 때만 발생할 수 있다" 밝힌 바 있다.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통제국장 또한 “최근 몇 달간 코로나19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WHO 자문위원을 포함한 약 20명의 과학자들은 NYT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가 비말의 크기와 관계없이 사람들이 호흡할 때 공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WHO 감염예방통제위원회는 과학적 증거에 대해 지나치게 의학적이고 엄격한 관점을 고수해 방역수칙 개선 속도가 느리다”며 “소수의 보수적인 목소리에 의해 반대 의견이 묵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통제지침. 코로나19의 공기감염은 에어로졸을 발생시키는 의료시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자료=WHO 홈페이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통제지침. 코로나19의 공기감염은 에어로졸을 발생시키는 의료적 조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자료=WHO 홈페이지 갈무리

◇ 비말감염 VS 공기감염, 뭐가 다를까?

WHO와 마찬가지로 국내 의료계에서도 코로나19의 공기감염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기반한 사스(SARS)와 메르스(MERS) 또한 비말감염이 주된 전파 경로였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재확산 양상이 나타나면서 공기감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만약 과학자들의 지적이 맞다면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비말감염'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나오는 5미크론 이상의 바이러스를 포함한 분비물(비말)을 통해 질병이 전파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감염자가 배출한 비말에 직접 노출되거나 비말에 오염된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지면 전파되며, 비교적 입자의 크기가 커서 감염자로부터 1미터 이상 멀리 있는 사람에게는 전파되기 어렵다.

반면 '공기감염'은 바이러스가 5미크론 이하의 입자 속에서 대기를 떠다니다가 전파를 일으키는 방식이다. 감염자의 분비물에 대한 직·간접 노출이 있어야 전파되는 비말감염과 달리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입자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약 50m 거리에서도 전파될 수 있다. 

지난달 20일 기준 국내 음압 병상 현황. 아래 그래프는 시도별 사용 가능한 음압 병상 수. 자료=국립중앙의료원
지난달 20일 기준 국내 음압 병상 현황. 아래 그래프는 시도별 확진자 입원 가능한 음압 병상 수. 자료=국립중앙의료원

◇ 공기감염시 예방조치는?

코로나19의 공기감염 가능성이 사실로 확인되면,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방역수칙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근거리에서의 대화 및 접촉을 제한하거나 잦은 손 세척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공기감염을 예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는 개인용 보호구의 기준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감염학회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은 비말감염 환자가 입원한 병실에 출입할 때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공기감염의 경우 N95 마스크를 착용해야 병실에 출입할 수 있다.

환자 격리 조치 또한 강화될 수 있다. 공기감염 질병의 경우 비말감염과 달리 환자를 음압 병상(기압 차이를 통해 대기 중 바이러스가 병실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에 격리하고 시간당 최소 6회 이상(신규 시설의 경우 12회) 환기를 해야 한다. 병실 내 공기 또한 헤파필터를 거쳐 곧바로 의료시설 밖으로 배출해야 하며 압력계도 상시 확인해야 한다. 

비말감염의 경우 음압 병상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증상에 따라 환자를 분류해 중증인 경우만 우선 음압 병상에 배치해왔다. 하지만 공기감염 가능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신규 확진자는 무조건 음압 병상으로 격리해야 한다. 

문제는 음압 병상 수가 여전히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전국의 음압 병상 수는 총 1986개로, 이 중 에크모(체외막형산화장치, ECMO)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중증환자용은 546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반 음압 병상의 46%, 중증환자용의 61%가 이미 환자로 채워져 있다. 공기감염이 비말감염보다 집단감염 위험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추가적인 음압 병상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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