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진단] 종부세 인상,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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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진단] 종부세 인상, 약일까 독일까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7.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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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일대의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 일대의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6·17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지시하면서, 과열된 주택시장이 안정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종부세법 개정안을 정부의 21대 국회 최우선 입법 과제로 처리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투기성 매입에 대해선 규제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높다”며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강화하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종부세율을 과세구간별로 0.1~0.8%포인트 인상하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세부담 증가율 상한을 200%에서 300%로 올리는 내용의 종부세 인상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미래통합당의 반대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통합당은 종부세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21대 국회에는 총 6건의 종부세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이 중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1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것이다. 

통합당이 발의한 5건의 개정안은 모두 종부세를 인하하자는 법안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는 정반대다. 구체적으로는 과세표준 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1주택자는 12억원)으로 상향하고,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특히, 태영호 의원안과 박성중 의원안은 각각 1주택자와 10년 이상 장기보유 주택을 아예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했다. 유경준 의원안은 세부담 상한을 주택 보유 수와 관계 없이 150%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 통합당 종부세법 개정안은 인하에 무게

반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종부세 인상 관련 법안을 단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다. 실제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조세회피 목적의 신탁제도 악용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종부세 인상과는 무관하다. 지난 6·17 대책에는 법인이 보유한 주택에 대해 종부세율을 인상하고 공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겼지만, 당정의 입법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다만 6·17 대책 이후 주택시장 과열이 해소되지 않자 당정도 긴급하게 후속조치에 나선 만큼, 종부세 인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종부세 인상을 지시한 다음날인 3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종합부동산세 후속 입법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며 보조에 나섰다. 통합당의 반대가 거세지만 20대 국회와 달리 21대 국회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해 종부세 인상의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의석 분포뿐만 아니라 종부세 인상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다. 부동산플랫폼 ‘직방’ 지난 5월 앱 접속자 1524명을 상대로 진행한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6%가 종부세 인상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종부세 인상의 명분도 충분하다.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4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16%에 불과하다. GDP 대비 보유세율 또한 0.8%로 OECD 평균(1.1%)보다 0.3%포인트 낮다. 

◇ 종부세 인상, 집값 안정될까?

문제는 종부세 인상이 실제로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느냐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리는데, 쟁점은 크게 ▲종부세 강화가 주택시장 안정화 효과가 있는지 ▲정부의 종부세 강화 수준이 적절한지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조세정책을 통한 주택시장 안정효과에 대해서는 지지론과 회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8년~2017년 발표된 부동산 정책 60개를 분석한 결과 조세정책의 효과는 다른 규제에 비해 주택시장 안정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발표 시점 3개월 전후로 주택가격 상승률 변화를 비교하면 조세정책 강화 효과는 –1.94% 수준으로 금융규제(-2.39%), 분양가규제(-2.38%), 기타거래규제(-2.18%)에 비해 작은 편이다. 

반면, 박진백 한국감정원 연구원과 이영 한양대 교수가 2018년 발표한 ‘부동산 조세의 주택시장 안정화 효과’ 논문에 따르면, 보유세율이 낮은 국가에서는 보유세 인상이 주택가격 안정화를 유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OECD 35개국의 1980~2015년 자료를 분석한 이 논문에서 “보유세율이 낮은 국가에서는 보유세 강화가 투자 수요를 줄여 시장의 재고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경로를 통해 주택가격을 낮출 유인이 있다”며 “보유세율을 인상하고 거래세율은 인하해 주택 보유에 따른 비용을 높이고 보유 비용이 부담스러운 경제주체는 시장에 주택을 매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종부세의 구체적인 인상률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자칫 지나치게 세율을 높일 경우, 세부담이 임대료로 전가돼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부동산 조세의 주택시장 안정화 효과’에 따르면 OECD 평균보다 보유세율이 높은 국가에서는 보유세를 인상할 경우 주택 가격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경우 OECD 평균 대비 보유세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정부안보다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12·16 대책 발표 당시 기획재정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됐다고 하더라도 종부세 인상 규모는 크지 않다. 예를 들어, 3주택 보유자 및 조정지역 2주택 보유자의 경우 공시가격 20억원 기준 종부세는 인상 전 1036만원에서 인상 후 1378만원으로 342만원 증가한다. 공시가격의 시가반영률이 70%~80% 수준임을 고려하면, 약 27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겨우 수백만원 수준의 세부담 때문에 보유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각에서는 주택 보유세 개편에 종부세뿐만 아니라 재산세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2018년 추진된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 과정에서 종부세 부담은 상향됐지만, 재산세와 관련해서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2017년 기준 재산세 주택분은 4조580억원으로 종부세 주택분(3878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재산세를 배제한 보유세제 개편은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난 4월 발표한 '포용성장과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주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2018년 주택 보유세 개편은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개선한 조치”라면서도 “하지만 재산세는 개편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만 개편해 고액 납세자의 세부담만 인상한 것은 ‘넓은 세원-낮은 세율’이라는 효율적 조세정책 방향과 상충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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