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최숙현 선수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고 최숙현 선수 지인은 2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전 소속팀)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에는 "(팀 관계자가) 슬리퍼로 얼굴을 치고 갈비뼈에 실금이 갈 정도로 구타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어 "참다 못해 고소와 고발을 하자, 잘못을 빌며 용서해달라는 사람이 정작 경찰조사가 시작되니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정했다. 최숙현 선수는 이런 고통과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성토했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팀닥터는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 "그냥 안 했으면 욕 먹어" "이빨 깨물어. 뒤로 돌아" 등의 말을 하며 20분 넘게 폭행을 이어갔다. 녹취록에는 감독이 "죽을래? 푸닥거리 한 번 할까?"라고 하자, 최 선수가 "아닙니다"라며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내용도 있다.

청원인은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 하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고 있는 폭언과 폭력을 근절하고, 고통받고 있는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최 씨가 상습 폭행과 괴롭힘, 갑질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지난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를 고소한 뒤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등에 진정서를 냈다. 지인들은 "고 최숙현 선수가 책임 있는 단체에 도움을 청하였지만, 모두 그를 외면했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문재인 대통령이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국가 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23)가 지도자와 선배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선수 출신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나서 직접 문제를 챙기라"고 지시했다.

청원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문대통령께서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 신고를 접수한 날이 지난 4월 8일이었다. (두 달 넘게) 조처가 이뤄지지 않아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문체부가 엄중히 조사해 달라. 선수 출신인 최 차관이 직접 나서 조사해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목한 최 차관은 수영 선수 출신인 최윤희 문체부 제2차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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