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시험을 도입하며 단체 카톡방, 모여서 시험치기 등 여러 부정행위로 몸살을 앓았던 대학가. 시험뿐만 아니라 과제도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비대면 강의로 하루 최소 1~2과목의 수업과 과제를 감당하기 벅찼던 대학생들이 과제 대행업을 찾기 시작한 것. 나아가 시험도 대면과 비대면으로 선택이 가능한 경우, 비대면 시험은 과제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어 학점에 주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쳐.
사진=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쳐.

이에 일부 학생들은 “내 친구도 그렇고 레포트나 과제 제출로 시험보면 과제 대행 쓰는 애들 있잖아. 다른 노력하는 애들에 비해 학점 더 받아가면 불공평한 거 아닌가?”, “나 중간고사 과제 제출할 때 열심히 혼자 끙끙거렸는데 친구가 호구냐고 대행 쓰라고 하면서 펑펑 놀더라. 이게 시험이냐?”고 지적했다. 

과제 대행사들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그리고 과제 대행가들은 어떻게 나타난 걸까. 

업체들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를 기점으로 설립된 회사가 다수다. 주로 개인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무대로 활동하던 과제 대행가들이 회사를 설립한 후 온라인 P2P사이트를 개설해 활동 범위를 넓혀온 것.  

<이코리아>는 과제 대행사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었으나 “현재는 답변이 어렵다. 나중에 연락을 달라”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사진=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 캡쳐.
사진=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 캡쳐.

과제 대행가의 형태도 다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픈채팅을 통해 개인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부터 시작해 알바몬·알바천국 등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를 통해 과제 대행 P2P사이트로 유입해 활동하는 경우, 소모임 형식으로 전문 인력을 직접 모집하는 등 다양했다. 

과제 대행가 A씨는 “근무시간 조정 가능한 점과 재택근무라는 장점에 시작했다. 금액도 수수료를 떼는 걸 감안해도 만족스러워 꾸준히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학생인 대행가 B씨는 “최근엔 영상 편집, 프로그래밍 등 기술적인 과제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수준이 높아졌다. 대신해주는 과제지만 개인 공부도 되고 돈도 벌 수 있어 일석이조다”라고 답했다. 

초창기 대행사들의 주요 고객층이 방통대·사이버대학·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하려는 직장인들이었다면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생들이 주고객층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레포트 대행 같은 부정행위를 눈감고 넘어왔던 게 코로나 사태와 맞물리면서 더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코리아>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통해 실상을 알아봤다. 

한국방통대 관계자는 “몇몇 학생들이 본인에게 주어진 과제를 대행업체를 통해 해결해온 관행을 학교도 알고 있다. 이미 학교에서는 이 같은 부정행위를 잡아내기 위해 2010년쯤부터 자체적으로 상업자료 구분·표절률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대행업체를 통한 과제 부정행위가 있는지 묻자 방통대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행업을 통한 부정행위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 연합한 형태의 부정행위도 늘었다.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학과별 교수님들과 교내 평가위원회에서 적발 및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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