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3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BS 방송화면 갈무리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3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BS 방송화면 갈무리

코로나19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백신 개발을 재촉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다수의 백신이 개발 중이며 그중 하나는 다음달 3차 임상에 돌입한다”며 “임상테스트 전까지는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지만, 현 상황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이 언급한 백신은 모더나(Moderna)가 개발 중인 ‘mRNA-1273’인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는 이미 3상 연구 프로토콜을 마무리했으며, 7월 중 약 3만명이 참여하는 임상시험에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 외에도 다양한 국가에서 백신 개발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는 중이다. 24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약그룹(시노팜)의 자회사인 중국성우(中國生物·CNBG) 그룹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3상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면 바로 시중에 판매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또한 오는 10월부터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힐 옥스퍼드대 교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임상시험 결과를 8~9월에 얻으면, 10월부터 백신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백신 개발을 완료하는 즉시 3억개 이상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도 23일(현지시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개발 목표 시기를 내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겨 제시했다.

반면, 백신 개발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비드 나바로 코로나19 특사는 지난 22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려면 약 2년 반이 더 걸릴 것”이라며 “연말까지 백신 후보가 나오더라도 안전성과 효능 검사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개발 이후에도) 백신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백신 프로그램을 조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내 예측이 틀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백신 개발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근 중국 충칭의과대학 연구팀이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 신파디 시장에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한에서 퍼진 초기 바이러스와 다른 변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2월부터 유럽·미국 등에 확산된 ‘D614G’라는 변종 바이러스로, 초기 바이러스에 비해 인체 침투 능력이 2.4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의료계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개발 레이스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에 따르면, 23일 기준 코로나19 치료제 13건, 백신 2건 등 총 15건의 코로나19 임상시험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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