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창포.
꽃창포.

 

건들거리는 산들바람이 불어온다. 바람 속으로 걸어간다. 싱그럽고 상쾌하다. 바람이 스치어 간다. 지나가는 바람결에 안부를 전한다. 무탈하시냐. 건강하시냐. 안위를 물어본다.

바람 따라 찾아온 나비무리를 만났다. 나비가 꽃무리에 살포시 앉아 바람과 교우한다. 꽃과 나비와 바람이 만나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너울너울 나비처럼 날고 싶다. 모든 잡념과 일과 그리고 그물처럼 얽매인 속박들을 벗어 버리고 싶다.

나비를 쫓던 마음이 나폴 거린다. 마음이 나비에 움직이고 흔들린다. 마음에 따라 꽃송이도 시시각각 변하는 것만 같다. 적자색 꽃잎을 살포시 젖히고 피어난 꽃송이가 감미로운 미풍을 타고서 눈부신 신록으로 날아가려는 ‘꽃창포’를 만났다. 볼수록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더불어 나비의 모습도 연상되어진다. 꽃잎이 나비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꽃들은 때에 따라서 조건이 맞을 때 피어나지만 인간의 마음은 이리도 표리하고 있는 것은 무슨 연유란 말인가...

꽃창포.
꽃창포.

 

우아한 나비 같이 피어나는 꽃창포는 붓꽃과이다. 창포와 잎이 비슷하여 ‘꽃이 피는 창포’라는 뜻이라고 한다. 학명은 Iris ensata var. spontanea (Makino) Nakai이다. 속명 아이리스(Ir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비의 여신 이리스(Iris)에서 연유되었다. 신화 속의 이리스는 신들의 심부름꾼이다. 나비를 통해 하늘과 지상을 오가는 ‘신의 전령’이요 무지개 ‘나비여신’이라고 한다.

꽃창포 곧은 줄기는 60∼120cm 정도이고 여러 개가 모여난다. 잎은 칼 모양으로 어긋난다. 6~7월 적자색 꽃이 줄기나 가지 끝에 피어난다. 가운데 노란점이 특이하고 매력 포인트이다. 3장의 꽃잎을 믿음, 지혜, 용기로 통치자의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잎은 검(劍)과 같다고 하여 ‘검의 백합’으로 기사정신과 기사의 꽃이라고도 하였다. 

꽃창포.
꽃창포.

 

창포와 꽃창포를 혼동하고 붓꽃과도 구별하기 어렵다고 한다. 먼저 창포(菖蒲)는 천남성과이고, 꽃창포는 붓꽃과이다. 잎은 비슷하지만 창포는 육수화서(肉穗花序)의 꽃차례로서 꽃이라고 할 수 없는 빈약한 꽃이 피어난다. 반면 꽃창포 꽃은 우아하고 화려하다. 창포는 줄기와 뿌리에 싱그럽고 풋풋한 향기가 있어 단오에 삶아 머리를 감는다. 꽃창포는 꽃은 우아하지만 향기가 미약하다. 

다음에 붓꽃과 꽃창포의 구별이다. 붓꽃은 4~5월에 엷은 자주색으로 피어 바깥 꽃잎에 호피무늬가 있다. 꽃창포는 6~7월에 적자색으로 피고 꽃잎 가운데에 노란색 반점이 있다. 또한 노랑꽃창포는 노란색 꽃이 피는 귀화식물이다. 노란색꽃무리가 아름답고, 갈색의 수염뿌리가 길게 나와 수질정화에 탁월한 능력이 있어 수변식물로 적합하다. 

노랑꽃창포.
노랑꽃창포.

 

창포와 꽃창포는 농림축산식품부령 제394호(2012.1.26.)로 희귀식물에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멸종위기종이 아닌 ‘약관심종(LC)’으로 분류되어 있다. 약관심종이란 현시점에서 멸종 위험도는 작지만 분포조건의 변화에 따라서 멸종위기로 이행하는 요소를 가지는 식물을 말한다. 관심을 가지고 보호하며 사랑해야하는 요인이다.

창포.
창포.

 

꽃말이 ‘심부름’ ‘우아한 마음’이다. 전설에 의하면 하늘에서 선녀가 지상으로 심부름을 내려왔는데 심술궂은 구름이 무지개를 감추어 올라가지 못했다. 선녀는 꽃이 되었는데 우아한 날개 짓 하려는 자태의 꽃창포가 되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렇게 우아한 꽃을 보게 된 것은 구름 덕분이기도하다. 또한 프랑스의 국화이고, 음악의 성인 베토벤이 좋아하던 꽃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러 갈 때는 꽃창포를 들고 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이다. 코로나19로 힘든데 무더위에 장마까지 감내하기 힘들다. 그러나 해마다 같은 시기에 찾아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쉽고 좋았던 것만은 아니지 않았던가. 우아한 마음으로 참고 견디어 보자. 우아한 꽃길을 걸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

[필자 소개]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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