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자본시장연구원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또한 하향조정되는 모양새다. 한국 또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주요 선진국에 비해 긍정적인 전망치를 보이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월 전망치(2.0%)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OECD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양호한 수치다. 

다른 해외 기관의 예상은 OECD에 비해 더욱 긍정적이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 또한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GDP성장률을 –0.1%로 전망했다. 이는 BE 보고서에 포함된 국가 중 중국(2.0%), 인도네시아(0.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내 전문가들도 하반기 한국 경제의 선전을 점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1일 발표한 경제 브리프를 통해 3·4분기 소비 및 수출 회복이 이어지면서 분기 평균 1.4%의 성장률을 기록, 연간 GDP성장률이 –0.5%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시장연구원 또한 이날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에서 한국 경제가 2분기에 저점을 기록한 뒤 완만하게 회복해 올해 GDP성장률은 –0.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역성장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이유는 ‘K-방역’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효율적인 조기 방역조치와 정부의 적절한 경기부양 조치 때문이다. 

BE는 “강한 보건체계와 효율적인 정부, 충분한 재정 여력을 지닌 국가는 빠르게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한국의 질 좋은 의료체계 및 접근성과 정부 효율성을 높게 평가했다.

OECD 또한 “한국은 코로나19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나라 중 하나지만, 정부가 효율적인 바이러스 확산 억제 전략을  펼쳐 국내 경제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했다. 생산량 감소 또한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적었다”고 강조했다.

OECD는 이어 “한국 정부는 가계 및 중소기업,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산업을 적절히 지원했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높아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수 있는 재정 여력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지만 여전히 위험요인은 남아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현실화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2차 확산이 발생했다고 가정할 경우 OECD의 올해 한국 GDP성장률 전망치는 –2.5%로 2차 확산이 없는 시나리오(-1.2%)에 비해 1.3%p 하락한다. 자본시장연구원 또한 2차 확산이 발생할 경우 한국 경제의 저점은 올해 2분기가 아닌 4분기로 이연될 수 있으며, GDP성장률 또한 –0.8%가 아닌 –1.9%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지 국내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한다고 피할 수 있는 사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2차 확산이 발생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발표한 ‘2020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국내에서는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해외에서 여전히 진행될 경우, 수요 위축 및 국내 수출 경기 부진 지속 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인도 등에서는 봉쇄 조치를 완화한 이후 신규확진사 수가 다시 늘어나는 등 2차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사우디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신규확진자는 무려 371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우디는 지난 4월 24일 라마단 기간에 맞춰 봉쇄 조치를 완화했다가, 신규확진자가 늘어나자 다시 전국적으로 통행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안정되자 지난달 29일 다시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2차 확산 위기를 맞게 됐다.

한국 경제의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과 중국도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어 2차 확산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하반기 반전에 성공할지 여부는 국내외 2차 확산 방지가 최대 관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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