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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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건의 당사자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회고록이 9일 출간될 예정이다. 회고록의 제목은 ‘나는 누구인가’다.

책의 목차를 보면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 씌우기’, ‘검찰에 의한 국정농단의 재구성’ 등 대부분 최씨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최씨는 회고록에서 “당시 나는 청와대에 들어갈 때 투명인간이 돼야 했다. 비서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노출되지 않았다. 그분(박 전 대통령)이 그걸 싫어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의 대통령 위치에 있는 분 가까이에 있으니 내가 권력이나 명예를 좇는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함께 지내는 가족도 없는 그분의 허전한 옆자리를 채워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첫 여성 대통령이기에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시길 누구보다 바랐는데, 반대파의 공격으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내가 그분 곁을 떠났다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었을까. 진작 떠나지 못한 나 자신이 후회되고 한스럽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전 남편 정윤회씨와 이혼하게 된 사정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내가 아버지(최태민) 딸만 아니면 우리 부부 사이는 문제가 없었다. 그는(정윤회씨) 아버지와 박 대통령에 엮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려 나에게 제발 박 대통령 곁을 떠나라며 수차례 권유했다”며 “박 대통령을 떠나자니 의리를 저버리는 것 같고, 그대로 있자니 세상이 그냥 놔두질 않을 것 같고…, 그래서 나는 결국 그를 최태민의 사위에서 놓아주기로 했다. 정윤회라는 이름의 방패가 없어지니 최태민의 딸,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마 그때부터 나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됐고, 그것이 비극적인 내 운명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회고록에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씨는 “지금 밖에서는 법무부 장관 후보 조국의 끝 없는 거짓말, 딸과 관련한 불법적인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하는 그들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지 부럽기까지 하다”며 “이건 국정농단을 넘어 국정 장악이다. 그 놀라움에 내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왜 그렇게 버티질 못하고, 왜 딸이 그렇게 당하고 쇠고랑까지 차면서 덴마크 현재 한국대사관 직원의 협박 공갈에도 침묵하고 있었는지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조국은 기자들이 집 앞에 있어 딸이 무서워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 부성애는 오로지 자기 딸에게만 해당하는 것일 뿐 다른 집 딸은 안중에도 없었다. 기가 막히게도 조국이 딸 걱정에 눈물 흘릴 때 우리 딸은 경찰을 동원한 세무서의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핍박받고 있음을 주장했다. 

최씨는 회고록을 쓴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나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과 진실, 나의 입장을 말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씨와 가까운 이경재 변호사는 9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회고록을 펴낸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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