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

 

LG화학 경영진에 비상이 걸렸다. LG화학은 최근 인도 현지법인의 가스 누출과 국내 서산 공장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인도 현지 공장 사고 12일만에 국내에서 대형 폭발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경영진이 실적에만 급급하고 안전사고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지난 7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하고 수천여명의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 유엔 인권이사회 바스쿠트 툰작 특별보고관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재난은 1984년 인도 보팔에서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독가스 누출 사고와 유사하다. 또한 만연해있는 플라스틱 소비와 생산이 불러일으키는 인권침해의 실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발생한 LG화학 대산공장 촉매센터 폭발사고는 인도 공장 사고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라는 점에서 경영진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LG화학 경영진은 내부 회의를 거쳐 강화된 환경안전 대책을 수립했다. LG화학이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환경 안전 대책이 그것이다. 

먼저 LG화학은 전세계 40개 모든 사업장(국내 17개, 해외 23개)을 대상으로 6월말까지 한달간 고위험 공정 및 설비에 대해 우선적으로 긴급 진단에 착수한다.

긴급 진단에서 나온 개선사항은 즉각 조치를 취하고, 단기간에 조치가 어려운 공정 및 설비에 대해서는 해결될 때까지 가동을 잠정 중단할 계획이다.

또한 사내 환경안전 및 공정기술 전문가와 외부 환경안전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태스크를 구성해 정밀 진단도 실시할 계획이며, 현재 외부 전문기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CEO 주도로 글로벌 톱 수준으로 환경안전 기준을 재정립해 전세계 사업장이 현지 법규를 준수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기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월 2회 CEO 주관으로 각 사업본부장, CFO(최고재무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환경안전담당 등이 참석하는 특별 경영회의를 열어 △긴급 및 정밀진단 진행사항 점검 △ 투자검토에서부터 설치 및 운전단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프로세스 혁신 △ 환경안전 예산 및 인사/평가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방안 등을 실행할 계획이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도 강도높은 환경 안전 강화 의지를 밝혔다. 신 부회장은 “환경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은 절대 추진하지 않으며, 현재 운영하는 사업도 환경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철수까지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이 내놓은 이번 대책을 두고 노동계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인명사고가 발생한 뒤 대기업에서 늘 해오던 처방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강한만큼 실천 여부를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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