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의혹' 증폭 "효능 입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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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 의혹' 증폭 "효능 입증 안돼"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5.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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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더나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모더나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데이터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증시가 출렁였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59% 하락한 2만4206.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 하락한 2922.94, 나스닥지수는 0.54% 하락한 9185.10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모더나의 코로나19 1차 임상시험 결과 발표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작된 상승장이 하루 만에 반전된 것. 

◇ 스탯, “단순 항체가 아닌 중화항체가 중요”

이날 미 증시 하락세의 배경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놓여있다. 미국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은 19일 “모더나가 공개한 것은 데이터가 아닌 말뿐이다”라며 아직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모더나는 전날 18~55세 45명을 세 집단으로 나눠 백신 후보 물질(mRNA-1237)의 투여량을 다르게 적용한 1차 임상시험에서 피험자 전원에게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스탯은 모더나의 1차 임상에서 중화항체가 형성된 피험자는 8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체는 크게 중화항체와 비중화성 항체로 나뉘는데, 중화항체는 항원(세균, 바이러스 등)과 결합해 감염을 방지하는 반면, 비중화성 항체는 항원과 결합해도 효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모더나의 1차 임상에서는 25㎍과 100㎍을 투여한 집단에서 각각 4명씩, 총 8명의 피험자에게서 중화항체가 발견됐다. 하지만 나머지 37명에 대해서는 중화항체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스탯은 “중화항체 검사는 다른 항체 검사보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며, 3차 임상시험까지 가야 마무리할 수 있다”며 “8명의 피험자 정보만 공개한 것은, 현시점에서 모더나가 가진 정보가 그것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탯은 또한 ▲아직 mRNA-1237을 통해 형성된 중화항체의 지속성을 판단할 수 없으며 ▲피험자의 정확한 연령이 공개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모더나는 피험자의 연령대가 18~55세라고 밝혔지만, 중화항체가 형성된 피험자의 연령 구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중화항체가 형성된 8명이 대부분 젊은층이라면 백신의 효용에 대해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코로나19는 고령층에게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 블룸버그, "백신 개발은 서두를 수 없는 과정"

스탯의 지적은 모더나의 1차 임상시험 결과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아직 불완전한 정보를 섣불리 공개해 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8일 전 거래일 대비 20%나 급등했던 모더나 주가는 19일 다시 10%나 가라앉으며 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백신 개발 소식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기대감으로 섣불리 투자를 결정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 모더나의 백신 후보물질 mRNA-1237이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3상이 마무리되고 양산에 들어가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1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모더나의 1차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발전”이라 평가하면서도 “언젠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겠지만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개발에 대한 섣부른 기대보다는 개발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자칫 개발을 서두르다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부실해질 수 있기 때문. 

블룸버그통신의 바이오·의약 전문 칼럼니스트 맥스 니센(Max Nisen)은 19일 기고한 글에서 “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압력이 있지만, 쉽게 단축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라며 “백신의 안정성과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필수적인 대규모 무작위 시험을 단축시킬 방법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니센은 이어 “규제기관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연구진과 임상의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증거를 수집해야 충분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백신에 대한 긴급한 필요에도 불구하고,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추론은 희망이 아닌 증거에 기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코리아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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