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그릅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무거운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선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날 삼성은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모든 것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제는 경영권 문제로 논란이 생기거나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린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의 노사 문제에 대해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하며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조 문제로 상처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제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 이유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고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 전에 승계를 언급하는 게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맘 속에 두고 싶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을 주저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 걸음 다가서겠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면서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며 그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다짐 했다.

이날 현장에는 국내외 언론사 취재진 100여명이 몰렸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건 지난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에 대해 사과한 후 5년 만이다.

한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7일 5차 정례회의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 사과문 관련 내용을 토의한 뒤 입장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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