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가 자신을 협박한 해킹범 검거에 일조했던 정황이 공개됐다.

20일 디스패치는 하정우와 해킹범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은 해킹범이 처음 연락을 해온 지난 12월 2일부터 보름 넘게 주고받은 대화다.

자신을 블랙 해커의 일원이라고 소개한 해킹범은 하정우에게 처음에 15억원을 요구해왔다. 이에 하정우는 촬영과 휴식 등을 이유로 한참 답장을 안 하는 등 시간 끌기에 나섰고, 해킹범은 하정우가 쉽게 협상에 응하지 않자 계속해서 금액을 낮췄다.

해킹범의 협박에 하정우는 ‘천천히 얘기하자. 나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한다. 배밭 줄 테니까 팔아보던가’라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면서 펭수의 ‘펭하’ 이모티콘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정우는 해킹범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경찰 신고를 결심했다. 결국 하정우가 제공한 정보 덕에 경찰은 해커의 윤곽을 알 수 있는 유의미한 IP를 확보했다.

하정우는 경찰이 해커 일당을 특정한 뒤로는 해킹범 연락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경찰은 하정우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연예인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하고 협박한 범인 두 명을 붙잡을 수 있었다. 다만 하정우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도주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약 3개월 간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 클라우드를 해킹해 개인적인 자료를 언론사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5명에게 약 6억1,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