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메리츠종금증권
자료=메리츠종금증권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성장해온 공유경제가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났다. 감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공유’ 문화 자체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 

대표적인 공유경제 사례로 꼽히는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리프트,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등은 최근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9일 투자자 간담회에서 “시애틀 등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큰 일부 지역에서 우버 이용이 60~70%가량 감소했다”며 “연간 80% 감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도 코로나19의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의 내부 평가 결과 기업가치가 310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로 16%나 하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하면서, 여행수요가 급감했기 때문. 실제 중국 베이징의 에어비앤비 예약은 1월 4만500건에서 3월 1600건으로 96%나 하락했다.

공유경제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공유경제의 기본 전제는 유휴자원을 나눠 씀으로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문제는 감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타인이 소유한 재화를 함께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

실제 공유경제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방역대책을 도입하고 있다. 승차공유서비스 쏘카는 차량 소독 및 세차를 주 1회에서 2회를 늘리는 한편, 확진자 동선 인근의 차고지를 폐쇄하고 내부 차량 전체를 소독하고 있다. 그린카 또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경북 일부 지역 차고지를 폐쇄하고, 차량이 차고지를 출입할 때마다 세차 및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적어도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고 있다. 실제 쏘카의 올해 이용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용시간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린카는 지난 2월 주중 이용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12%가량 증가했다. 해외와 달리 국내 모빌리티 업계가 선전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대중교통 사용을 자제하려는 심리가 놓여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리셀러 마켓, 숙박공유 등 다른 공유경제 기업들이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2일 “‘사회적 거리두기’는 공유업체들에게도 부담일 수 밖에 없고, 코로나19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예전 수준의 ‘공유’ 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리셀러 마켓, 차량공유 시장이 대표적이다. 과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대해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들 기업의 주가 부진이 심화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