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 중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서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효과가 입증된 치료 방법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에서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중증 코로나 환자의 치료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복기 혈장을 활용한 치료는 특정 바이러스를 이겨낸 사람의 혈장에 특정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치료법이다. 특정 바이러스 완치자의 혈장을 추출해,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면 형성돼 있는 항체가 해당 바이러스에 대항해 치료에 도움이 되게 하는 방식이다.

권 부본부장은 “우리나라에선 2015년에도 중증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 치료를 위해서 당시 메르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사용한 바 있다”며 “최근 중국에서도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완치자 혈장을 투여해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일부 보고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여 관련된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메르스 사태 때에도 약 9건 정도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가지고 치료를 시도한 적 있다”면서 “사실상 혈액에 들어있는 항체를 수혈하는 개념의 치료다. 지침에는 어떤 상태의 환자에게 어떤 주기로 얼마만큼의 혈장을 투여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차와 관련해 권 부본부장은 “회복기 환자의 동의를 얻고 여러 가지 검사를 거친 후에, 일정량의 혈장을 확보해서 수혈하듯이 투입하는 그런 절차로 진행될 것”이라며 “아직 최종 지침이 나온 사태는 아니고, 수혈학회 등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심의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회복 환자 혈장 긴급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자연과학 전문저널인 네이처도 지난 24일 "혈장 치료제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임상을 거쳐야 하는 약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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