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부동산시장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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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부동산시장도 '빨간불'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3.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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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B국민은행
자료=KB국민은행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자칫 금융위기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상위권 아파트 가격 하락세로 전환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지난 30일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 주요 50개 아파트단지의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가총액(세대수×가격) 상위 50개 아파트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선도아파트 50지수’가 전월 대비 –0.13% 감소한 것.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대출규제가 심하지 않은 9억원대 이하 세종·인천·대전·군포 지역 주택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전월 대비 0.56% 상승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우량주’인 상위 50개 아파트가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선도아파트 50지수’에는 대치동 은마, 반포자이,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서울 강남권의 ‘우량’ 아파트단지가 다수 포함돼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지수는 가격변동의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전체 시장을 축소하여 선험적으로 살펴보는 의미가 있다”며 “강남권에 주요단지들이 포진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주요지역의 시장 방향 전환의 신호탄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망도 밝지 않다. 약 4000개 중개업소를 조사해 매매 가격 변동에 대한 전망을 0~200 범위에서 지수화한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하향세를 보였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2~3개월 후 집값 상승을, 낮으면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구(93), 부산(93), 광주(93) 등이 전망지수가 가장 낮았으며, 서울도 99로 기준점인 100을 넘지 못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요 50개 아파트의 상승세가 꺾여 작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상승의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하락했다”며 “서울의 상승 전망도 하락할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어서 강남 3구를 비롯해 서울을 중심으로 시장의 방향 전환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 부동산 위기, 금융위기로 전이될까?

실제 부동산 매매 가격 및 거래량은 상위권 아파트로 범위를 제한하지 않더라도 예전과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4주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특히, 강남 3구는 0.11% 떨어져 하락세가 눈에 띤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또한 감소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9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 대비 절반 가량 감소한 2335건에 불과했다. 

심상치 않은 부동산 시장 하락세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주택 거래가 감소한 첫 번째 이유 코로나19 이후 투기적 수요, 즉 신규 매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경제 침체로 인해 명퇴·해코·폐업 등의 증가로 실수요자 및 다주택자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경우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자칫 금융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한국의 특성 때문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8년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가계자산 중 부동산자산 비중은 2017년 기준 69.8%였다. 

이처럼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은행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물경제 침체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출을 상환할 수단은 가계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마저 감소하면 채무불이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 은행의 신용창출 능력도 약화될 수 있다. 서 연구원은 “한국의 대출 시스템은 소득(DSR)과 원리금분할상환 중심이 아니라, 자산가격(LTV), 이자상환 중심”이라며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 연체자산의 회수율이 악화돼 은행의 대손비용률이 급등하는 반면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 부족으로 대출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中, 코로나19 진정되자 부동산 거래량↑

희망적인 것은,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상당히 둔화됐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 종식될 경우, 투자심리가 반등하면서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소재 금융정보업체 윈드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30개 주요도시의 3월 부동산 거래량은 는 총 860만㎡로, 전월(233만㎡) 대비 3배 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 또한 선전, 청두, 푸저우 등 8개 대도시의 최근 부동산 거래량이 지난해 4분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편, 서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부동산 리스크 완화를 위해 부동산 시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실물 위기가 은행 위기로 전이되지 않으려면 가격 부양책이 아니라 거래량 감소를 차단, 시장 기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며 “원리금 상환을 일괄적으로 유예하고 대출규제를 풀기보다 공매제도 도입 등 후진적인 부동산 시장의 불투명성, 불공정성을 개선하고 ‘매각 후 임대(Sales & Lease Back)’ 제도를 확대 개편해 한계 채무자의 채무구조조정을 적극 유도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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