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갈무리.
사진=트위터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도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67)이 독일 외유를 계속하자, 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반(反)왕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왕실 모독죄를 중벌로 다스리는 태국에서 이 같은 반왕실 정서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태국은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1천 388명을 넘어서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외국인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고, 관광지로 유명한 푸켓 해변도 무기한 폐쇄에 들어갔다.

이런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태국 국왕은 현재 20여명의 부인들과 함께 해외에서 머물고 있다. 젊은 시절 해외 유학생활을 한 와치랄롱꼰 국왕은 아직도 독일에 거주지가 있어 많은 시간을 독일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왕이 국민을 버리고 해외로 도망갔다는 인식이 태국 내에 자리잡게 되며, 현재 태국 트위터에서는 ‘우리는 왕이 왜 필요한가’(whydoweneedaking)라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해당 해시태그는 태국 출신 역사학자 쏨삭 치암씨라사쿤이 만든 것으로, 쏨삭은 “국왕이 바이러스를 피해 뮌헨에서 함부르크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태국인도 독일인도 코로나를 걱정하는데 국왕은 알 바 아닌가 보다”라며 이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말에 많은 태국인들이 동조하며 반왕실 정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국왕을 신(神)격화 하는 태국에서 이렇게 국왕을 비난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태국에서는 왕실을 모욕하는 행위는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태국 정부는 경고에 나섰다. 태국의 디지털경제사회부 장관 퍼티퐁 펀나카타는 트위터에 키보드 위에 올려진 손에 수갑이 채워진 사진을 올리며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법을 어기지 말라는 경고문을 올렸다.

펀나카타 장관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무엇에 관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경우 법에 따라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 네티즌들은 여전히 왕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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