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소비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은 모양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로 전월 대비 18.5p 하락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2008년 7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 기대심리가 과거(2003년~지난해 12월) 대비 긍정적임을,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소비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 8일간 실시됐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된 영향이 제대로 반영된 첫 조사인 셈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반영된 첫 조사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비관적인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안타증권 정원일 연구원은 “이번 소비자심리의 조사시점은 3월 10일부터 17일까지로써, 코로나19의 우려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최고조에 다다른 시점에서 조사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질병 이슈 진정 이후의 상황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됐던 과거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여행비·외식비·교양오락비 등에서 지표 하락이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 연구원은 “특히 의류비와 내구재 등의 품목은 당장 심리는 부진하지만 비내구재 품목과 비교하여 하락 폭이 적다”며 “질병 이슈가 진정된 이후 국면에서 내구재 등에 대한 이연된 수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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