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범인 조주빈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범인 조주빈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국내 최다 청원 수를 기록할 만큼 국민들의 분노를 산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주범 조주빈은 포토라인에 서서 "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누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모를 이 말에 진실된 사죄는 없었다. 

상식 이하의 언행을 보인 조주빈, 그는 과연 어떤 심리 상태의 소유자일까. <이코리아>는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광운대 겸임교수와 최정계 범죄심리상담센터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알아봤다. 

다음은 권일용 프로파일러와의 일문일답. 

Q. 조주빈이 검찰 송치 과정에서 '악마의 삶을 벗어나게 돼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프로파일러로서 이 말에 담긴 의미를 어떻게 보나. 
A. '악마의 삶에서 벗어나게 되어 감사하다'는 말은 조주빈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념을 알 수 있는 의미있는 말이라고 본다. 

Q. 위 발언대로라면 조주빈은 자신의 행위가 악마적 행위임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 추정되는데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나?
A. 그대로 믿기 힘들다. 조주빈의 발언은 자신의 잔혹 행위를 자각하고 있었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스스로 멈출 수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즉, 피해자의 삶과 정신을 파괴하는 것을 넘어서 텔레그램 박사방 이용자들의 추종과 그들을 통제함으로 얻는 만족감으로 범죄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 

최정계 소장의 견해도 권일용 교수와 같은 맥락이다. 다만 최 소장은 조주빈의 어린시절 성장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최 소장과 일문일답. 

Q. 조주빈을 두고 일각에서 '사이코패스'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A. 조주빈의 성장과정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어 단정지을 순 없지만, 사이코패스보다는 성장과정 중 성적 욕구가 해소되지 않거나 정상적인 연애가 이뤄지지 않아 일탈적이고 비이상적인 행위가 발산된 것으로 봐야 한다. 

Q. 조주빈은 범죄 중에도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등 이중적인 면을 보였다.   그의 행동에 기반된 심리는 무엇인가?
A. 죄책감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라는 견해가 있지만 범죄를 위한 매개체를 만들어 둔 것이라 봐야 한다. 범죄 대상자들이 경계를 풀고 접근할 수 있도록 호감형의 이미지를 만드는 동시에, 범죄 대상자를 물색하기 위한 것이다.

Q. 디지털 성범죄가 확산되고 있다. 여성들이 알아둬야 할 예방법이 있으면 소개해달라.
A. 일단 고액을 강조하거나 비대면 형태의 면접 제안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고액을 줄테니 스폰 관계를 맺자는 직접적인 제안도 있고 외국 광고모델 채용한다는 제안에 피해를 본 국내 사례도 있다. 후자의 경우 신체 스펙 파악 용도의 포트폴리오를 요구해 피해자가 범죄를 인지하기 어렵고 이후에 더 높은 수위를 요구해도 거절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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