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불안·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부터 3월 3일까지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접수된 코로나19 관련 심리상담은 1만8천60건에 달했다. 

주요 상담 내용은 "기침이 나는데 코로나19 때문인가 의심이 든다" "사람 대면하기가 무섭다" " 코로나19 뉴스를 볼 때마다 이러다 나도 전염될까 불안하다" "신천지 확진자가 많다는데 주변에 신천지 교인이 있는 건 아닌지 무섭다" 등이다. 

이런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은 혼자만 불안해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코리아>는 23일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박상희 교수와 통화를 갖고 심리 상담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박상희 교수와 일문일답. 

'감기', 영화 중 일부 장면. 사진=뉴시스.
'감기', 영화 중 일부 장면.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  
“불확실성 요인들에 둘러싸인 상황은 사람들을 확실하고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도록 만든다. 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음모론을 신뢰하는 현상’이다. 음모론이 과학적으로는 모호하지만, 그럴듯한 결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모론을 믿게 되는 기반인 ‘불확실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언제·어디서 감염될지도 모른다’, ‘마스크 등 필요 물품을 구하기 힘들다’, ‘정부나 의학 전문가들을 포함한 권위자들의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등 불확실성이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불안 심리가 길어지면 어떻게 되나. 
‘코로나로 인한 불안심리’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함께 커진다. 부정적인 심리 상태가 길어질수록 건강과 경제 활동 등에 방해를 받게 된다. 이는 다시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악순환’의 구조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회 집단은 노인, 저소득층, 환자 등 취약 계층이다.

실제 확진자 또는 검사자들의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 전체에 확산되고 누적되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피로도는 높아졌다. 

 

지난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나타난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일대의 한산한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나타난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일대의 한산한 모습.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사회와 개인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가.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선 정부와 사회가 불안감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불안 심리를 확대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이를 보완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심리적인 피해는 단기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포함한 여러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이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조언할 점이 있다면 들려달라.

SNS 등 비대면 매체를 통해 잘못된 정보에 주목하는 행동은 피할 것을 권한다. 오히려 불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평소 긍정적인 정서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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