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전례없는 변화가 일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사이버 강의’로 대체된 것.  사이버강의 첫 시행일인 16일 오전 9시부터 접속이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발생하자 각 대학들이 곤욕을 치렀다. 

이색 강의도 등장했다. 접속 지연·서버 다운을 피하기 위해 소셜 플랫폼을 이용한 강의가 등장한 것. 그런가 하면 온라인 강의 과정에서 예전에 볼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인터넷 갈무리.
사진=인터넷 갈무리.

인터넷 강의 도중 "별풍선 쏘지 마세요"


몇몇 대학은 1차 개강 연기 기간인 16일부터 27일까지 아프리카TV를 통해 인터넷 강의를 하겠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아프리카TV를 통해 수업을 시작하자, 교수를 향해 별풍선을 보내고 팬클럽에 가입하는 등 헤프닝이 벌어졌다. 이에 다른 대학에서는 수업 공지와 함께 주의사항으로 닉네임을 실명으로 설정해줄 것과 별풍선·초콜릿 등 후원 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사진='누리TV'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
사진='나루TV'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
사진='누리TV'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에 달린 댓글.
사진='나루TV'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에 달린 댓글.

졸지에 유튜브 스타 된 교수님

’나루TV‘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던 동국대학교 B 교수. 지난 9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강의하던 중 시청 유입이 500명으로 늘어난 것을 보고 "500명? 왜 온 거야. 이 사람들”이라며 잠시 당황했다. 게임 관련 커뮤니티인 ‘루리웹’ 회원들이 수업에 참여한 것이다.

이후 약 900명으로 유입률이 증가하자 “저도 이거 잘되면, 실버 버튼 받으면 때려치우고 BJ 하려고요”라고 발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내용이 SNS를 통해 회자되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B 교수는 ‘긴급성명서’ 영상을 채널에 게재했다. 성명서를 통해 B 교수는 "개학·개강 연기로 무료하고 답답한 일상 속 일탈을 이해하지만,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자신의 강의를 들으려면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입학·편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 덕분에 스승의 날에도 연락 않던 졸업생들은 물론, 전화해도 잠적했던 휴학생들, 타 학과와 타 대학 학생들까지 메시지가 쇄도했다"며, "아주 오랜만에 돈독한 사제 간의 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기왕 이렇게 된 거 10만 넘어 실버 버튼을 받으면 언박싱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B 교수의 긴급성명서 영상은 인터넷과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회자되며 50명이던 구독자 수가 18일 기준, 1만 명을 넘어섰다. 대학생들은 "아프리카 BJ나 유튜버의 모습으로 교수님을 뵈니까 친근하네요"라며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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