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춘해보건대 총장을 사칭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퍼지자, 춘해보건대가 사실이 아니라며 공식 해명했다. 사진=춘해보건대 홈페이지 갈무리
24일 춘해보건대 총장을 사칭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퍼지자, 춘해보건대가 사실이 아니라며 공식 해명했다. 사진=춘해보건대 홈페이지 갈무리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며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잘못된 예방 조치를 권하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이코리아>는 최근 SNS를 통해 전파되고 있는 잘못된 코로나19 예방·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 사례 1. “헤어드라이어로 바이러스 소독” 

24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춘해보건대 김희진 총장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이 유포됐다. 울산 소재 보건대학 총장의 실명을 거론한 이 글의 작성자는 “저도 가정의학과 전문의인데요, 코로나바이러스 걱정되시죠? 제가 확실하고 간단한 소독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헤어드라이어의 열풍을 통해 옷이나 그 밖의 물품에 묻은 바이러스를 모두 살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섭씨 30도 이상에서 활동이 약해지거나 죽는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실제 코로나바이러스가 고온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하지만, 열풍을 통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공식 홈페이지에 “핸드 드라이어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이는데 효과적이지 않다”며 가짜뉴스에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춘해보건대 또한 총장이나 대학 측에서 해당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춘해보건대는 가짜뉴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24일 홈페이지에 공지글을 올리고 “춘해보건대학교 총장 명의를 도용하여 각종 포털사이트와 카페 커뮤니티,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전해지고 있는 ”코로나19 예방수칙에 관한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김희진 총장 또한 가짜뉴스에 거론된 것과 달리 가정의학과가 아닌 소아과 전공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 회사 제품으로 가글을 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가짜뉴스 내용 중 일부.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특정 회사 제품으로 가글을 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가짜뉴스 내용 중 일부.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 사례 2. “○○○ 제품으로 가글하면 바이러스 제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다는 주장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돼 새로운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1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한연구소로 파견되는 미국친구의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됐다. 이 글의 작성자는 “우한 바이러스는 내열성이 아니며 26~27도의 온도에서 죽습니다”라며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은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줘 면역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코로나19 예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한국보다 차를 즐겨마시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된 것 또한 이러한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게다가 해당 글에서 권고하는 마시는 물의 온도는 26~27도로 체온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허무맹랑한 가짜뉴스가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리뿐만 아니라 “우한연구소로 파견되는 미국 친구의 글”이라며 전문가의 조언임을 강조한 글의 첫머리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이 글은 영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전 세계 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영어로 된 글에서는 “반 친구의 삼촌이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 셴젠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정보의 출처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어로 된 글에서는 “일심병원 간호사의 어드바이스”라며 글의 신뢰성을 높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이후의 내용에서는 해당 출처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다.

게다가 글의 마지막 문단에는 예방을 위한 조언이라며 “000 가글액으로 양치질을 해 목구멍에 있는 세균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당 가짜뉴스가 특정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유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 국내에서 유통되는 같은 회사의 스프레이 제품은 최근 들어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치료에 활용되는 클로로퀸 관련 제약회사 주식을 '코로나 수혜주'라고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 일부. 사진=유튜브 갈무리
코로나19 치료에 활용되는 클로로퀸 관련 제약회사 주식을 '코로나 수혜주'라고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 일부. 사진=유튜브 갈무리

◇ 사례 3. 말라리아 치료제, 코로나19 예방?

코로나19는 이제 막 치료제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치료 효과가 완벽하게 입증된 코로나19 전용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확진자 급증에 따른 공포심리 확산으로 특정 의약품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효과가 있다는 가짜뉴스도 다수 유포되고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클로로퀸 재고가 곧 소진될 수 있으므로, 인근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구매할 것을 권하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클로로퀸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와 함께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치료효과가 있다고 인정한 의약품 중 하나다. 중국 칭다오대 약대·시립병원 연구팀은 지난 19일 클로로퀸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에 대해 효능을 보였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가 지난 12일 ‘코로나19 치료 원칙’을 통해 HIV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클로로퀸은 코로나19 감염자의 치료에 효과를 보인 것이지 예방효과까지 입증된 것은 아니다. 클로로퀸을 미리 복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의학적 근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 치료 과정에서도 클로로퀸보다는 칼레트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HIV와 코로나19가 같은 RNA바이러스 계열이기 때문. 중앙임상위는 칼레트라와 클로로퀸의 복합 요법이 단독 요법보다 우월하다는 근거는 없으며, 복합 투여 시 부정맥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한, 클로로퀸을 예방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간독성, 신경성 난청, 환각,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구 감소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한편, 일부 유튜버들은 클로로퀸의 치료 효과를 과장하며 관련 약품을 제조하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고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 수혜주’를 통해 국가적 재난을 투기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하는 셈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기업 가치나 실적 개선과는 관련 없는 정보인 만큼, 가짜뉴스를 쉽게 믿기보다는 합리적인 의심과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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