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천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말까지 종교모임을 가졌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25일 SCMP는 “신천지 교인들은 지난해 12월까지 우한에서 종교모임을 했다”며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모임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신천지 우한교회에는 약 200명의 교인이 소속돼 있으며, 현재는 우한 외부에 격리된 상태다. 

우한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한 신천지 교인(28세, 여성)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11월 바이러스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작년 12월 우한에 있었는데, 바이러스에 대해 알게 되자 교회가 모든 모임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 교인은 또  신천지 우한교회 교인 대부분이 지난달 말 중국 설날인 춘제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최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것과 신천지 우한교회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바이러스가 우리 때문에 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우한에 있는 우리 형제자매 중 아무도 감염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다른 지역의 교인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최소한 우리 (우한교회의) 교인들은 아무도 증상을 보고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관광을 가는데 우리만 지목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천지 우한교회의 교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를 향한 부정적인 보도에 대해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 공개적인 해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며 “그저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신천지는 지난해 우한에 교회를 설립했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바 있으나, 해당 사실이 문제가 되자 지난 21일 해당 문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신천지는 이날 뉴시스를 통해 “교회 설립 계획을 미리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이라며 신천지 우한교회는 존재하지 않으며 우한을 다녀온 대구교회 신자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SCMP의 보도로 인해 신천지의 해명도 의심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만약 SCMP의 보도대로 신천지 우한교회가 지난해 말까지 활동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이중 일부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한국에 들어왔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 신천지는 지난해 11월 10일 국내에서 국내외 교인 약 10만명이 참여한 연합수료식을 개최한 바 있다. 

한편, 중국 내에서도 신천지의 활동 방식 때문에 당국이 단속에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과거 신천지 선교사였다고 밝힌 한 남성(33세, 상하이 거주)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신천지의 비밀스러운 특성 때문에 당국이 그들의 활동을 단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신천지 상하이 지부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모임을 가지며 약 300~400명의 교인이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하이 교회는 여러 차례 경찰의 단속을 받았지만 모임 규모를 약 8~10명으로 축소해 활동을 이어갔으며, 감시가 완화되면 다시 모임을 재개했다”며 “신천지는 자신들이 성경의 진리를 지키는 유일한 교회이며, 다른 교회들은 모두 악마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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