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캐나다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 세계 최초로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을 경고했다. 사진=블루닷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 세계 최초로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을 경고했다. 사진=블루닷 홈페이지 갈무리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의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 화웨이 등 중국 IT기업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인공지능 전문 기업 및 연구기관들이 AI를 활용한 감염 경로 파악, 비대면 의료서비스 제공, 치료제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AI, '코로나19' 확산 최초 경고

중국 우한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것을 처음 예견한 것은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중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아닌 캐나다의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었다. 블루닷의 창업자 캄란 칸은 지난 2003년 사스(SARS)로 인해 캐나다에서 44명이 사망하자, 이를 계기로 전 세계의 데이터를 가공해 감염병의 발생·확산을 예측하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3년 블루닷을 창업했다. 

블루닷은 전 세계의 가축·해충·기후·항공 관련 빅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해 각국 정부 및 의료진 등에게 제공하고 있다. 실제 블루닷은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코로나19가 한국·대만·일본 등으로 확산될 것을 처음으로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 안면인식 기술로 고위험군 식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AI의 잠재력은 감염 예측뿐만 아니라 감염자 식별, 경로 파악, 치료제 개발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최고의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AI스타트업 쾅스커지(旷视科技)는 최근 신체 식별, 이미지 식별 적외선 센서를 통합한 새로운 ‘AI 체온 측정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3미터 이상 떨어진 사람의 체온을 측정해, 고열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경보를 울린다. 또한, 초당 15명의 체온이 측정 가능하며 한 시스템에 최대 16채널을 설치할 수 있어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서도 최소한의 현장 인원으로 감염 위험 없이 발열이 의심되는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다. 

◇ 코로나19 치료제, AI로 개발

난항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AI 활용을 통해 속도를 내고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 ‘헬스셰어’(HealthShare)의 돈 우드락 부사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새로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 보다는, 인공지능을 통해 (코로나19와) 유사한 바이러스들의 패턴과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성공 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산하 연구기관 다모위안(다모아카데미)는 의료 AI를 개발해 중국 16개 성의 26개 병원에 설치하고, 현재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3만 건 이상을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모아카데미의 의료 AI는 CT영상을 통한 단일 병례 분석을 최대 20초 이내에 96%의 정확도로 완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모아카데미는 또한 저장성 질병통제예방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의심환자의 유전자 분석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다모아카데미는 이를 통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유전자 분석을 30분까지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인공지능 신약개발기업 디어젠(Deargen) 또한 지난 7일 딥러닝 기반의 약물-단백질 상호작용 예측 알고리즘 MT-DTI(Moleculule Transformer-Drug Target Interaction)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제 목록을 발표한 바 있다. 임상 결과를 확인해야 실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AI를 통해 유력한 치료제의 범위를 빠르게 좁힌 셈이다. 

◇ AI 통해 원격 진료 서비스 제공

AI를 활용한 비대면 의료서비스도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긴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다모아카데미는 지난달 말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배포했다.

사용자가 해당 앱을 통해 현재의 상태와 관련된 정보를 입력하고 질문을 남기면 AI 로봇이 사용자의 질병 상황에 대해 답해 주고 인근 의료기관 현황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폭주하는 문의 중 다수를 AI 로봇이 처리하면서 의료당국의 수고가 크게 덜어지게 됐다. 

지난 1일부터는 중국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를 비롯해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헬스,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의 자회사 JD헬스 등 11개 기업이 참여해 코로나19 온라인 의료 상담 플랫폼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인공지능과 모바일 통신기술을 결합한 원격 진료서비스를 제공해 의료진의 감염 위험을 줄이고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