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률, 男이 女보다 높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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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률, 男이 女보다 높은 이유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2.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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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업체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남성 사망률이 여성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전문가들이 다양한 원인을 제기하는 가운데,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군의 특성을 고려한 예방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최근 ‘중화 유행병학 잡지’에 기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확진환자 4만4672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2만2981명(51.4%), 여성은 2만1691명(48.6%)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사망자 1023명 중 남성은 653명(63.8%), 여성은 370명(36.2%)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확진자 중 사망률은 남성(2.84%)이 여성(1.70%)보다 약 66.5% 높았다. 

의료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확산 당시에도 남성이 여성보다 취약한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메르스와 사스는 각각 치사율이 30%, 10% 수준이었지만 3% 수준인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남성 사망률이 여성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2019년 발표된 이란 우르미아 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229명의 메르스 환자를 분석한 결과 남성 사망률은 32.1%(171명 중 55명)로 여성 사망률(25.8%, 58명 중 15명)보다 6.3%포인트 높았다. 

사스도 마찬가지다. 홍콩대학교 연구팀이 2004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약 1800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여성 사망률은 13.2%, 남성 사망률은 21.9%였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사브라 클라인 연구원은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많은 호흡기 관련 바이러스 감염에서 남성의 예후가 더 나빴다”며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여성이 더 잘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코로나19에 대해 강한 모습을 보이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강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여성은 백신 접종 후 남성보다 더욱 강한 면역반응을 보이며, 어릴 때 감염된 적이 있는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여성이 남성보다 강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의학계에서는 ▲모유를 통해 항체를 흡수하는 영아의 생존을 돕기 위해 여성의 면역체계가 진화했다는 가설과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 ▲여성이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 유전자를 포함한 X 염색체를 남성보다 하나 더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성별 간 행태적 차이가 사망률의 차이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높은 흡연율을 보여, 호흡기 관련 바이러스에 대해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실제 중국의 흡연인구는 전 세계의 3분의 1(3억1600만명)에 해당하며, 세계 담배 소비량의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 남성 흡연율이 절반을 넘는데 반해, 여성 흡연율은 겨우 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기저질환의 차이도 무시하기 어렵다. 중국 남성은 여성보다 2형 당뇨병 및 고혈압에 시달릴 확률이 높고,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걸릴 확률은 남성이 여성의 두배에 가깝다. 여성보다 다양한 기저질환에 노출된 남성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약화된 건강과 합병증 등으로 인해 더욱 위중한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남성이 여성보다 위생관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일대학교 이와사키 아키코 교수는 NYT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남성들은 ‘안전불감증’(false sense of security)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다수의 연구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손을 덜 씻거나 비누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주 손을 씻는 것은 가장 중요한 코로나19 예방조치 중 하나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4일 오전 9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63명, 사망자 수는 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남성은 5명, 여성은 2명이다. 코로나19가 빠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잠재적 고위험군의 생물학적·행태적 특성에 따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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