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컨슈머인사이트
자료=컨슈머인사이트

되살아나던 소비심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라는 복병을 만나 기세가 꺾였다. 당정 또한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1일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2월 2주)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지난달(90.6)보다 1.8포인트 하락한 88.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최저치(3분기 88.7)에 근사한 수치로, 연말연시를 거치며 회복됐던 소비심리가 재차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한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를 통해 발표되는 지수다. 매주 1000명에게 ▲주거비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의류비 ▲내구재 구입비 ▲외식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등 총 9개 항목에 대해 향후 6개월간의 소비지출을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 물어 산출한다.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낙관적 소비심리가, 작으면 부정적 소비심리가 우세함을 의미한다. 지난해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80 후반까지 하락했으나 연말 들어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90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회복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영역별로는 여행비와 외식비가 각각 전월 대비 4.0포인트, 3.8포인트 떨어져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교통/통신비와 내구재 구입비 또한 각각 2.5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여행·외식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 

코로나19가 소비심리에 미치는 악영향은 계층별 분석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직원 없는 1인 영세사업자(-10.6포인트)를 비롯해 50대 이상 장·노년층(-4.1포인트), 전업주부(-4.7포인트), 자영업자(-4.9포인트) 등 기존 소비심리가 가장 낮은 계층이 더욱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소비자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단순한 보건 문제를 넘어서, 이동과 대면 접촉의 기피라는 일상생활상의 불편과 불안을 수반하고, 경제 활동의 위축과 수입 감소라는 현실적 곤란을 초래해 사회 전체를 침체로 몰아가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 현상이 악화되면서 당정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코로나19 때문에 소비가 위축돼 소상공인, 외식업, 숙박업, 관광업, 공연·행사, 화훼 등 많은 분들이 지금 걱정하고 계신다”며 “정부는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국민의 안전과 함께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추경 편성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이 코로나19 긴급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며 “당정은 민생 보호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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