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소비자연맹
자료=금융소비자연맹

지난해 생명보험 민원이 3만 건 가까이 발생한 가운데, 삼성·한화·교보 등 국내 상위 3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이 지난 20일 발표한 ‘생명보험사 2019년 민원 발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생명보험 민원은 2만8630건으로 계약 10만 건당 발생 건수는 788건이었다.

지난해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생보사는 삼성생명(7612건)으로 전체 민원의 26.6%를 차지했다. 2위는 한화생명(3924건), 3위는 교보생명(3662건)으로 국내 상위 3사가 전체 민원의 53.1%를 차지했다. 보유계약 건수가 많은 만큼 민원도 많이 발생한 셈이다. 

다만, 이들 3사가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약 45~47%를 점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민원 비중은 점유율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발생 수는 현재 매각 예정인 KDB생명이 9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업계 평균(34.2건)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2위는 방카슈랑스 전문 영업을 하는 BNP파리바카디프(62.6건)였으며, 3위는 MBK가 신한그룹에 매각한 오렌지라이프(56.1건)였다. KB생명(55.49건), DGB생명(46.81건), DB생명(46.81건) 등 하위사들도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3사의 경우 삼성생명(44.0건), 교보생명(40.6건)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민원발생률을 기록한 반면, 한화생명은 33.4건으로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생보업계 전체적으로는 10만 건당 788건의 민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보 계약의 0.79%가 민원이 발생하는 셈이다. 

계약단계별로는 판매와 관련해 발생한 민원이 1만5420건으로 전체의 53.9%를 차지했다. 이는 여전히 불완전 판매로 인한 잡음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상품별로 보면 종신보험이 1만1308건(39.5%)로 1위를 기록했다. 이 또한 불완전 판매가 생보업계의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종신보험은 언제 어떤 이유로 사망하더라도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으로 민원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민원 발생 소지가 적은 상품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는 것은 애초에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인 것처럼 속여서 ‘꼼수’ 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 및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 대해 무더기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대부분 보험상품 설명의무를 위반했거나 설계사가 피보험자의 서명을 대신하는 등, 불완전 판매에 따른 처분이었다. DLF·라임 사태 등으로 금융권 불완전 판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생보업계는 여전히 불완전 판매 관행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보험국장은 “소비자 민원 발생 상황을 분석해 보면 보험회사의 경영상태나 소비자 보호 의지를 알 수 있다”며 “민원 발생 자료는 소비자들이 회사를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한 선택정보로써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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