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18일 오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18일 오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가짜뉴스’들이 범람하고 있다. 심지어 코카인이나 참기름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민간요법까지 SNS 등을 통해 확산되는 추세다. <이코리아>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의료전문기관 및 팩트체크기관의 자료를 종합해 코로나19를 둘러싼 가짜뉴스를 검증해봤다.

◇ 민간식품 코로나19 효과, 의학적 근거 없어

SNS 등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에 특정 식품 등이 효과가 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식품으로 잘못 알려진 가장 대표적인 식품은 바로 마늘. 마늘은 강력한 항균효과를 가진 식품이지만,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해외에서는 마늘이 많이 함유된 김치까지 코로나19에 효과를 가진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사스 발병 당시에는 국내 확진자가 단 한 명에 그쳐, 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가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인식이 퍼지며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자료에서 “김치를 먹는다고 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참기름을 코나 피부에 바르면 코로나19의 침투를 막을 수 있다는 소문도 잘못됐다. WHO는 “참기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다”며 “참기름을 피부나 코밑에 발라도 바이러스에는 거의 아무 영향이 없으며, 오히려 피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리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중 일부. 마늘은 항균효과가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료=WHO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보건기구(WHO)가 정리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중 일부. 마늘은 항균효과가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료=WHO 홈페이지 갈무리

◇ 과도한 청결 강박, 오히려 ‘독’

예를 들어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거나 가글링을 하면 코로나19의 침투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그렇다. WHO는 “정기적으로 식염수를 사용해 코를 세척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자기 몸을 보호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코 세척은 감기로부터의 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호흡기 감염을 막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가글링 또한 침 속에 있는 세균을 제거하는 효과는 있지만,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손을 씻은 뒤 사용하는 핸드 드라이어나 자외선 살균기도 코로나19 예방과는 별 관련이 없다. WHO는 “자외선 램프는 피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살균을 위해 자외선 램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핸드드라이어도 마찬가지다. 2013년 코로나바이러스는 높은 온도에서 생존시간이 짧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지만, 코로나19를 핸드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손을 자주 씻은 뒤 종이 타월이나 핸드 드라이어를 통해 제대로 건조시키는 것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염소·알콜 소독제는 코로나19를 죽이는데 효과가 있을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염소나 알콜은 옷이나 물건 표면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는 있지만, 이미 체내에 침투한 코로나19를 제거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잘못 사용할 경우 입이나 눈의 점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정확한 사용방법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 WHO, “항생제·폐렴백신 효과 없다”

이와는 달리 제법 그럴 듯해 보이는 가짜뉴스도 있다. 항생제나 폐렴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바로 그것. 

하지만 폐렴 백신은 폐렴의 주 원인인 폐렴구균의 감염을 막는 용도로 개발됐으며, 코로나19와는 관련이 없다. 항생제 또한 유해한 세균을 죽이기 위해 사용되는 치료제로, 바이러스를 막는 데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다만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추가적인 박테리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가 사용될 수는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는 다른 의약품은 없을까? WHO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으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의약품은 없으며, WHO을 비롯해 각국 의료진들이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단계다. WHO는 백신 개발에 걸리는 기간을 약 18개월로 예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마스크, 미세먼지 차단율보다 올바른 착용이 핵심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주목받는 아이템은 ‘마스크’다. 마스크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재기와 되팔기 등의 불법 영업행위가 늘어나 정부에서도 처벌을 강화하는 등 규제에 나설 정도. 

마스크와 관련된 가장 큰 오해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큰 마스크일수록 코로나19 감염을 잘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마스크는 KF80과 KF94. KF80은 0.6μm(마이크로미터)인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며, KF94는 0.4μm의 미세입자를 94% 이상 차단한다. SNS 등에서는 아무레도 미세물질 차단율이 높은 KF94를 착용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굳이 높은 미세물질 차단율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대한의사협회는 “가장 주된 감염경로인 비말(침방울)을 통한 감염은 일반적인 마스크로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며 KF80 이상의 마스크라면 충분히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예방에 중요한 것은 마스크의 미세물질 차단율이 아닌 올바른 착용방법이다. 마스크와 얼굴 사이에 틈이 없도록 밀착시키고 입과 코가 완전히 가려지도록 착용해야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세먼지 차단율이 높은 마스크를 사용할 경우 호흡이 어려워 자주 마스크를 벗게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오히려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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