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코로나19 29번째 환자와 그의 아내인 30번째 환자가 격리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오후 코로나19 29번째 환자와 그의 아내인 30번째 환자가 격리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한 언론사 기자가 취재를 위해 자가격리상태로 검사결과를 기다리던 국내 30번째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기자는 18일 새벽 해명문을 발표했으나, 네티즌들의 비난은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A기자는 기자수첩 ‘30번째 확진자가 된 할머니 인터뷰 전말’ 글에서 “30번 환자로 판정된 할머니를 접촉한 것은 우연”이었으며 “질병관리본부가 29번 환자 거주지와 관련해 공개한 정보는 '서울 종로구 숭인동'이 전부였다. 기자는 그 지역으로 이동해 주변 상인들과 주택가 주민들을 취재했다. 그러던 중 어느 1층 단독주택 근처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 있는 걸 발견했다. 방역 차량도 근처에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 앞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 있는 한 할머니에게 "여기 지금 무슨 일 있어요"라고 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이 돌아왔다. "우리 남편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라서 소독을 하는 거요"였다. 기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자가 환자 자택을 찾아가기란 어렵다. 보건 당국이 환자 자택 주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가 나중에 30번 환자로 판정된 할머니를 접촉한 것은 우연이었다. 그런 뒤 평소처럼 팩트 확인 취재를 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문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기자는 자가격리상태인 확진자의 가족임을 알고서도 끝까지 인터뷰를 진행했기에 ‘취재경쟁’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건 변명이라는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자가격리자인 것을 알고도 끝까지 인터뷰를 했는데 취재경쟁이 아니었다니. 기자 자신을 보호하는 말로 밖에 안 들린다”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결국 의도적으로 그 근처로 갔고 확진자 부인이 자가격리 대상자인걸 알고도 취재했다는 것 아니냐 차라리 우연히 만났지만 취재 욕심에 취재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면 나았을 텐데 누가 봐도 변명이다”라고 지적했다. 

A 기자와 인터뷰를 나눈 30번 환자는 16일 새벽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 환자의 아내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가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30번 환자 자택 소독하는 중간에 밖에 잠깐 나가 계시는 동안 기자면담이 이뤄진 것 같다. 그 이후에 양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자가격리 수칙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기자단에 공지문을 보내고 “격리되지 않은 확진자 또는 접촉자와의 접촉, 소독 등을 거치지 않은 확진자 동선에 대한 취재는 하지 말 것을 당부드린다. 기자 본인의 안전은 물론 기자가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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