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동의 스타 가수 방승호!~

▲ 아이들의 궁금증을 글로 적어놓은 방승호 교장 집무실.

서울 중화동에 교육계의 김장훈이라고 불리는 교장선생님이 있다.

기존에 교장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권위를 버리고 아이들과 학교생활을 놀이 문화로 바꾸는 이가 중화고등학교의 방승호 교장이다.

지난 17일 교사로 시작해 모험 상담사, 장학관, 장학사, 가수 등 아이들과 함께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방승호 교장을 만나 매일 싸움이 일었던 중화고등학교를 폭력예방 우수학교로 교육부 장관상을 받게 된 이유와 교육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방승호 교장과의 일문일답.

-학교에서 별명이 ‘노래하는 교장 선생님’으로 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편을 잡다가 어떻게 가수를 결심하게 됐는가.

“노래하는 교장은 사실, 공부 외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학교에서 교감선생님을 하던 시절에 전교생 상담을 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공부를 포기하고 힘들어하던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다 보니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속 깊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후 아이들의 표정이 바뀌고 그 상처 자리에 꿈이 솟는 것을 보았다. 그때 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생겼다. 아이들 때문에 팔자가 바뀐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반복해서 묻다 보니 나 자신에게도 그런 질문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음악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중에 하나가 됐다.”

-가수가 된 이후 어떤 변화를 겪게 됐는가.

“음반을 내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더 재미있어하고 찾는 곳도 많아지고,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또한 도전하고 싶은 일들도 많아지고 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나 즐겁다. 매일 해야 할 일 중 노래 연습하는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심심할 틈이 없다. 요즘 주말에 지하철에서 공연하는데 1시간 노래를 하려면 15곡 정도를 암기해야 한다. 머리도 좋아지는 것 같고. 건강해지는 것 같다. 내 노래 코드, 가사 암기,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다른 사람 노래를 반복하여 연습하는 묘미가 아주 쏠쏠하다. 이렇게 노래하는 교감에서, 중화 고등학교 교장으로 발령을 받고 3년 만에 다시 싱글 앨범을 발표하게 됐다. 1집보다 훨씬 반응이 좋은 것 같다. 타이틀곡은 ‘길 위에 사람들’로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내용이다. 이젠 노래에 내 음악적 취향도 조금 묻어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이후 닉네임으로 노래하는 교장으로 정착되고 화제가 된 것 같다.

▲노래하는 음유시인 가수 방승호
-그렇다면 언제까지 가수를 할 예정인가.

“음반은 10집이 목표다. 10집을 내다보면 사람들에게 불러지는 노래 몇 곡이 생길 것으로 믿는다. 아마도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노래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비행 청소년들을 많이 상담해 왔는데 교육을 통해 변화된 사례나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직업학교에서 모두가 안 된다는 아이들을 모아 집단 모험놀이 상담할 때다. 교내의 비행 청소년 아이들을 14명을 모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 뭐 하나 보자’하는 태도와 눈빛 거기에 실제로 행동도 그렇게 했다. 그런 아이들이 저글링이라는 인형을 가지고 서로 소개하는 한 가지 모험놀이 상담에 푹 빠져 버리는 것을 보고 정말 감명 깊었다. 그 아이들이 첫 회기부터 끝날 때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여해 모두 졸업을 하게 됐을 때 정말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다.”

-교사로 시작해서 장학사, 장학관, 모험상담사 등 다양한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게 됐는가.

“처음 장학사에 도전할 때, 태어나서 공부 같은 공부를 처음 해본 것 같다. 아이들과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장학사에 합격해 일 할 때도 상담과 대안 교육 관련 된 업무를 주로 하게 됐다. 특별히 공부를 못하거나 머리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상담과 대안 교육이 적성에 가장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모험놀이 상담을 만나고 다양한 모험상담을 경험하게 됐다. 특히 나한테, 포기하지 않고 뭔가 계속 하게 되니 스스로 창조하는 능력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상담 공부하면서 나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됐다. 지금도 나의 부족함을 주변에서 항상 채워 주고 있다.

-교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중화 고등학교는 어떤 학교였는가.

“지난 2012년 9월 학교에 부임하고 나서 거의 그해는 매일 싸움과 폭력 선생님에게 욕하고 대드는 교권침해, 무단 지각, 결석, 흡연, 절도 등으로 인해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고민했던 것 같다. 수치상으로 2012년 한 해 동안 11건의 학교폭력 대책회의가 열리고 관계됐던 아이들이 참 많았다. 다음으로 힘들었던 것이 핸드폰 분실이다. 잃어버린 핸드폰 숫자를 말하기 부끄러운 정도로 많았다. 그리고 무단 지각, 결석 문제 때문에 온종일 아이들과 함께 등교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선생님들의 생활지도도 문제 있는 등 총체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학교였다.”

▲지역사회와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방승호 교장.
-현재 교장 부임 이후중화고등학교는 어떻게 변했는가.

“정말 이야기할 것이 많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2013년 8월 학교폭력 예방 우수학교로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12월에는 생활지도 우수학교로 교육감상을 받았다. 학교폭력은 방학 중에 타교 학생들과 사소한 싸움으로 일어난 폭력 말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참 조심스러운 일이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더 감사한 일은 절도가 거의 없어지고, 무단 지각도 170건 정도에서 20건 미만으로 좋아지고, 생활지도가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요즈음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모습들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먼저 공부하고 싶다고 얘기할 정도다. 도서실에는 점심시간에만 150명 정도의 아이들이 매일 오간다.”

-여자 화장실 앞에서 학생들과 금연 캠페인 게릴라 콘서트를 한 동영상이 유트브에서 화제다. 따로 기획의도가 있었는가.

“우리 학교는 게일라 콘서트를 가끔 한다. 전혀 예고 없이, 공연하는 것인데, 올해 들어서는 담배 문제로 게릴라 콘서트를 했다. 2학년 여학생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제일 많다고 소문이 나서 점심시간에 학생 몇 명과 그곳에서 공연했다. 그 날도 직접 본 아이들은 50~60명 정도였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영상으로 페이스북 등으로 연락해서 전교생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현재는 아이들 입에서 우리 학교 진짜 재미있지, 정말 잘 왔다 등등 우리 학교를 좋아하는 표현을 자주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기대감을 갖게 된 것이다.”

-그외에 생각하고 있는 공연은 없는가

“얼마 전에는 음악 선생님과 학생들이 오카리나 연주를 했다. 2층 중앙현관에서 한 명이 불면,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나오면서 반 전체가 공연을 펼쳤는데 몇 백명이 이 모습을 본 것 같다. 건물 유리창에서 보는 아이, 밑에 내려와서 보는 아이, 어떤 선생님은 마치 대학에 있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앞으로 사물놀이, 태권도, 댄스 등 무궁무진한 공연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중화 고등학교는 확실히 싸움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부수적인 효과로 도서실에 아이들이 몰리고 있다. 정말 기적이다. 아이들이 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폭력, 흡연, 무단결석 같은 것은 어쩌다 일어나는 아주 특이한 것이 되는 그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EBS 등 여러 언론 매체에 방승호 교장 선생님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에 소개된 후 달라진 점이 있는가?

“아주 재미있다. 방송하고 나면 학교 아이들이 좋아한다. 일부러 찾아와서 방송봤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가문의 영광이다. 점점 더 많은 곳에서 관심을 갖는 것 같다. 가수인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상담은 학부모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연예인이라며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뿐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어떤 ‘노래하는 교장’이 되고 싶은가.

“히트곡 있는 가수, 매년 음반 내기, 책 30권 쓰기, 방송 MC 되기, 재능기부 3천 번 하기, 우리 땅 전국 걷기, 싼티아고 걷기, 영어, 중국어 하기, 춤 배우기, 매일 아이들 상담 2명 하기, 시골 어머니에게 매일 전화하기, 식사 후 설거지하기, 꿈 있는 아빠 되기, 학교에서 겸손하기, 모험놀이 상담 세계 제일 전문가 되기, 개그맨 되기 등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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