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신민주 "기본소득 연결고리로 세상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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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 신민주 "기본소득 연결고리로 세상 바꿀 것"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2.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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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되는 4·15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회 진입 문턱이 한결 낮아졌다는 평가 속에 새로운 목소리를 내려는 군소 원외 정당들이 연이어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이코리아>는 기성 정당들의 틈바구니에서 색다른 의제를 제시하는 원외 정당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기본소득당 신민주 후보. 사진=기본소득당
21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기본소득당 신민주 후보. 사진=기본소득당

4차 산업혁명의 시대와 함께 단순직부터 시작된 일자리 감소가 현실로 다가왔다. 산업구조의 개편과 함께 안정된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또한 퍼지고 있다. 단기적 경기 부양이나 공공일자리 증대 등 과거의 방식으로는 줄어드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고민 속에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제’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기본소득제는 ‘알래스카 영구기금제도’와 같은 형태로 실험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생소한 개념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 사퇴를 선언한 앤드류 양 후보가 ‘양 갱’(Yang Gang)이라는 열성적 지지층을 형성하며 이슈화에 성공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를 외치며 21대 총선을 ‘기본소득 총선’으로 만들겠다는 야심과 함께 출사표를 던진 정당이 있다. 지난달 19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마친 신생 정당 ‘기본소득당’이다. ‘기본소득제’라는 원 이슈(One Issue)를 당명으로 내세운 기본소득당에는 여성·환경·노동·청년·주거 등 다양한 문제를 고민해온 이들이 기본소득이라는 연결고리로 묶여 활동하고 있다.

기본소득당은 이번 총선에서 2명의 지역구 후보와 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서울에서는 은평을에 “아저씨 국회를 바꾸고 페미니즘으로 시작되는 변화”를 외치며 만 25세 최연소 페미니스트 국회의원 후보인 신민주 후보가 21대 총선에 도전한다. <이코리아>는 기본소득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외면받아온 여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신민주 기본소득당 서울 상임위원장(은평을 예비후보)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기본소득당
사진=기본소득당

- 기본소득당은 다른 정당과는 달리 ‘기본소득제’라는 하나의 정책 이슈를 당명으로 내걸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정책에만 초점을 맞춘 당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당명을 정한 이유가 있나?

우리 당이 생각하는 기본소득은 정책이기도 하지만 사회변화의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기본소득제는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 돌려준다는 공통부(Common Wealth) 배당의 원리에 기반을 둔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패러다임으로서 기본소득을 당명으로 정했다.

또 다른 이유는 지금이 기본소득제가 정책적으로 많이 부상해야 하는 시기라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다가오는 선거를 ‘기본소득 총선’, ‘기본소득 대선’으로 만들자는 다짐으로 창당을 했기 때문에, 당명을 ‘기본소득당’이라고 정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 많은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은 생소하고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다. 유권자들은 무조건 모두에게 돈을 나눠주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부터 떠올릴 수 있다. 기본소득의 ‘정당성’과 ‘가능성’에 대한 의문에 기본소득당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우리 당은 ‘공통부 배당의 원리’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제의 정당성을 설명한다. 자연이나 토지는 원래 주인이 없다. 지식과 데이터 같은 경우 누가 얼만큼 기여했는지 말하기 어렵지만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누구에게도 귀속시킬 수 없고 누구의 성과로도 확정할 수 없는 ‘공통부’는 모두가 소유한 것이고 누구나 그로 인해 발생한 이윤을 개별적으로 나눠 가질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당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의 목소리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당원들은 공통부 배당론과 같은 어려운 이야기보다 자기 삶과 밀접한 단순한 단어들을 사용해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말한다. 어떤 분은 주7일 모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당원 가입 이유에 대해 “삶이 너무 힘든데, 기본소득당은 나에게 쉬어도 된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기본소득의 정당성은 이처럼 삶에 밀접하게 닿아있는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도 쉴 자격이 있다”, “당신도 기본소득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위로가 사람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기본소득의 필요성도 이미 실제 삶 속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불안정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은 이미 다른 명칭으로도 거론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조차도 기본소득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할 수 있다.

기본소득제 실현을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정률 과세하는 ‘시민세’를 신설해 기본소득 재원 일부를 충당하자는 논의도 하고 있다. 또한, 환경오염이 심한 기업일수록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지 않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더 많이 과세해서, 일부는 환경보존에 사용하고 일부는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토지나 주택에 대한 엄격한 과세도 하나의 대안이다.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토지나 주택에 면세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집이 7채라도 배우자, 자녀, 부모 등의 명의로 분산하면 과세가 거의 되지 않는다. 토지와 주택의 용도에 따라서도 세금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 모든 토지에 균등하게 과세하고 탈세의 구멍도 막아서 재원을 마련하면 기본소득제 실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만 25세 최연소 페미니스트 후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출마했다. 이미 여성정책은 모든 후보들의 공약집에 포함되는 핵심 요소가 됐다. 25세의 청년 페미니스트 후보로서 기존의 여성공약과 달리 강조하고 자기만의 공약이 있다면?

최근 제 또래의 젊은 여성 중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수 없어서, 돈이 부족해서,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중에서도 비혼 선언이 늘어나는 추세다. 

제가 더 나이를 먹은 후의 사회를 상상해보면, 매우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가족 중심의 복지만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여성 정책은 결혼, 출산, 육아라는 단일한 생애주기를 전제하고, 여성을 개인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서만 사고한다.

이런 문제들을 지금부터라도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비혼 차별을 초래하는 세제 및 주택정책 등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청년·노인 정책은 있지만 40~50대 비혼 여성의 주택문제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제가 나서서 목소리를 더 내고 싶다. 

사진=기본소득당
사진=기본소득당

- 다양한 여성 문제에 대해 기본소득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신 후보 외에도 주거, 환경, 난민 등 다양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기본소득당’이라는 지붕 아래 함께 모인 이유가 궁금하다.

페미니즘 이슈가 기본소득으로 해결될 수 있다거나, 기본소득이 페미니즘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고유한 영역이 있고, 하나가 다른 하나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기본소득을 연결고리로 모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은 가족이 아닌 개인 단위로 지급되는 개별성을 강조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동학대를 경험하는 청소년들이 기본소득을 통해 가족 내에서 발언권을 얻게 될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학대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전업주부 또한 경제권이 없다 보니 가족 내에서 발언권이 약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가족 내 권력관계를 평등하게 만들고, 원하지 않는 가족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기본소득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본소득이 충분히 확대된 사회라면 돈을 받지 않고 하는 일도 소중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가수의 꿈을 꾸며 버스킹을 나선 청년들에게 돈도 안 되는 형편없는 일을 한다며 타박하는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지 않나. 여성들이 주로 맡는 가사·돌봄노동이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기본소득을 통해 돈 받지 않는 일도 존중할 수 있는 사회로 바뀐다면 이런 문제들도 조금씩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신 후보는 기본소득당의 지역구 후보 2명 중 1명이다. 서울 은평을에 출마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가 은평구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은평구에도 여러 지역구가 있지만 은평을을 선택한 이유는 지난 총선에서 현역 의원분이 사용한 ‘어머니 은평’이라는 슬로건 때문이다. 어머니가 포용의 상징이 된 것은 여성, 어머니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담론 때문이다. 그런 담론을 슬로건으로 사용한다는 것도, ‘어머니 은평’으로 상징되는 지역에 산다는 것도 불편했다. 그래서 “이 의원은 나를 대변해주는 사람은 아니겠구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제 핵심 슬로건 중 하나는 “딸이나 아내나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다. 저는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은평을 만들고 싶어서 출마했다. 그 밖에도 많은 이유가 있는데, 은평에 생각보다 많은 페미니스트와 청년·마을활동가들이 살고 있다. 출마를 계기로 이번 기회에 그분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 군소 원외 정당이 지역구에 도전할 때, 당의 대의가 아닌 해당 지역과 밀착된 이야기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많다. 신 후보가 생각하는 은평을 지역구의 의제는 무엇인가?

은평을 지역구의 1인 가구 수는 서울시 평균 수준이지만, 유독 1인 여성 노인가구가 많다. 전체 1인 가구 중 60대 이상 여성 비율이 40% 정도로 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분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현재 여러 노인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노인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 이보다는 ‘선별’이 아닌 ‘필요’에 따라 다양한 복지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보려고 한다. 또한 단순한 생활비 보조뿐만 아니라 여성 노인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번 21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과 신민주 후보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물론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당선이 목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개인 중심의 사회의 필요성이다. 가족 중심 사회에서는 개인이 공동체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담론이 있는데, 그것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지고 싶다. 

그 밖에도 디지털 성폭력의 문제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디지털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법의 구멍이 너무 많아서 2018년부터 정말 많은 여성들이 시위에 나섰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은평 내부에서도 지지세력을 모아 더 많은 페미니즘 활동을 추진해보고 싶다. 

당 차원의 목표라면 기본소득이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각인되는 선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만약 제가 당선돼서 국회에 들어간다면, 우선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제3지대를 만들어보고 싶다. 정당과 상관없이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개별 의원들이 힘을 모아서 실제 입법을 추진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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