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나물
광대나물

 

신종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흥겨운 축제분위기의 정월대보름을 보냈다. 19일이 우수이니 봄은 가까이 왔다.  19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없는 새봄이 되었으면 바램이다.

봄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양지 녘에 웅크린 꽃송이가 하나, 둘 손 에 손잡고 층층이 오른다. 진분홍빛 고깔 쓰고 태양을 향한 꽃무리가 새로운 봄을 알리는 곡예를 부리고 있다.

어릿광대의 첫사랑처럼 수줍은 앙증스런 꽃은 ‘광대나물’이다. 꿀풀과의 2년 초로 줄기를 빙 둘러싸고 꽃을 받치고 있는 잎이 어릿광대들이 입은 옷의 목둘레 장식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여쁜 입술에서 새봄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른다. 줄을 타며 행복했지. 춤을 추며 신이 났지~ 곡예사의 첫사랑 가요를 부르니 산하가 화사하게 빛난다.

어릿광대의 순수한 첫사랑이 슬프도록 아름답고 고결하게 느끼어진다. 산하에 사랑이 가득하게 넘친다. 어릿광대는 ‘삐에로’라도 한다. 광대로 살아가는 삶을 아는가. 관객을 웃기고 자신은 울어야 한다. 남을 기쁘게 하고 자기는 슬픈 것이다. 산하에 사랑이 가득하게 넘친다.우리는 모두가 광대의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 날마다 삶의 현장에서 희노애락(喜怒哀樂)하면서 숨김과 인내로 살아가고 있다. 

학명은 Lamium amplexicaule L. 이다. 종소명 암플렉시카울레(amplexicaule)는 ‘줄기를 감싸는’이라는 뜻이라는 라틴어다. 꽃이 마주하는 꽃싼잎(苞葉)이 불탑 상륜부에 있는 보개를 닮았다고 중국에서는 ‘보개초(寶蓋草)’라고 한다. 일본은 부처가 앉은 연화좌(蓮 花座) 모습 같다고 ‘호토케노자(佛座)’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광대나물이다. 개불알풀 등은 일본식을 그대로 번역하였는데 광대나물은 이름을 번역하지 않은 연유는 무엇인가. 이름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그러나 재미있는 이름 같기도 하고, 정감이 있기도 하다. 

광대나물
광대나물

 

꽃이 입술모양으로 순형화(脣形花)이라 한다. 입술을 벌리고 있는 것은 자손을 번식하려는 전략이다. 꽃가루받이의 도우미 꿀벌들이 오기 쉽도록 설계되어 있다.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커서 꿀벌들의 착륙점이다. 여기에 앉은 꿀벌은 안으로 들어간다. 밑으로 갈수록 작아져서 들어가면서 꽃가루받이가 된다. 이렇게 수분을 하는 것을 개방화이지만 기후 등 최악의 상황에 대하여 대비 한다.

꽃잎을 줄기 중간을 감싸면서 층을 이루고, 꽃잎이 열리지 않으면서 자가 수정하는 폐쇄화를 만든다. 두 종류의 꽃을 피우는 투 트랙으로 이다. 또 군락을 이루는 방법이다. 논두렁 밭두렁에 멋있는 꽃이지만 농부에게는 귀찮은 잡초로 취급받고 있다. 군락을 이루는 왕성한 생명력의 비밀은 종자가 땅속에서 5년 정도 생존한다. 다음은 씨앗에 ‘엘라이오좀(Elaisome)’있기 때문이다. 단백질덩어리로 개미들이 좋아하는 방향제가 있는 일종의 미끼이다. 개미들이 종자를 물고 가서 단백질은 먹고 종자는 버리면 여기저기에 퍼트리게 되는 전략으로 군락을 이루고 생명력을 이어간다. 

광대나물
광대나물

 

‘코딱지나물’ 이라고 하여 나물로도 먹는다. 맵고 쓴맛이 있어 살짝 데친 후 우려내어 조물조물 무쳐서 먹거나 된장국 끓여도 쾌 좋은 풍미가 있다. 새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봄나물이다. 코딱지나물이라는 이름이 광대나물보다 토속적인 정감과 사랑이 보인다.

꽃말이 ‘그리운 봄’ 이다. 환희에 넘치는 그리운 봄이고, 아리랑이 아롱진 그리운 봄이 오고 있다. 꽃샘추위도 한두 번 있겠지만 그리운 새 봄에 아지랑이에 춤추고, 노래 부르는 꽃 피는 봄이 온다. 그래서 산하는 아름답고 싱그럽고 활기차다. 진분홍빛 고깔을 쓰고 태양을 향한 봄을 알리는 곡예사이다. 멋진 고운색채를 밝게 비추어 첫사랑의 짜릿하고 순수함을 찬미하고 있다.

[필자 약력]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구례군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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