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종교와 신앙의자유 국제연대 창립대회에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19.06.14. 사진=뉴시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종교와 신앙의자유 국제연대 창립대회에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19.06.14. 사진=뉴시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4.15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태전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그것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북한 내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태 전 공사 영입 사실을 알리고 “그동안 탈북민, 망명한 분들은 주로 비례대표로 했는데 태 전 공사처럼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사람이다. 1000만 이산가족의 설움, 1100만 북한 도포 입장에서 대한민국 평화의 길을 제시하고 국제 무대에 당당하게 입장을 알릴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태 전 공사가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그런 지역구를 선택하겠다. 서울에 배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태 전 공사에 대해 전략공천하겠다는 뜻으로 서울 강남 지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태 전 공사의 출마에 따른 경호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 문제에 관해서도 협의했다. 아마 제약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8월 부인, 자녀와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산하 기관에서 일했으며 현재 북한 인권 통일운동 관련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김정은의 쇼"라며 줄곧 부정적인 의견을 내왔다. 

이런 점 때문에 태 전 공사의 국회의원 출마는 당선 여부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태 전 공사의 출마를 지지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유권자들은 태 전 공사의 출마로 갈등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 

이와 관련 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태 전 공사는 그 성격상 망명객과 비슷하다. 망명객을 자국의 국회의원으로 공천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상대방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이 태 전 공사를 공천하는 것은 나중에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쪽에서는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만일 한국당이 권력을 잡으면 그 기간 내내 남북은 군사적인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