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사이 발생한 5건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중 4건이 배터리 ‘이상’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조사단이 발표했다.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6일 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5건 ESS 화재사고에 대한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 위원 일부와 국회 및 기업추천 인사 등 전문가 20명으로 구성했다. 전기안전공사와 산업기술시험원이 조사단 활동을 지원했다.

조사 결과 충남 예산과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에서 발생한 화재는 배터리 이상이 화재원인으로 추정됐다. 충남예산과 경북군위는 LG화학 배터리, 강원평창과 경남 김해는 삼성SDI 배터리였다.

시스템 운영기록(EMS)과 CCTV 확인 결과 이들 4곳의 ESS 화재는 모두 최초 발화점이 배터리로 확인됐다. 하지만 조사단은 불이 시작된 배터리가 모두 화재로 소실돼 화재원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대신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한 시기에 설치된 인근 ESS 사업장 또는 소실되고 남은 배터리 중 발화모델과 유사한 운용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해체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공정불량 등에 따른 양극판 손상 또는 접힘, 분리막 이물 등이 발견됐다. 음극판에서 나트륨 성분이 나오거나 알루미나 코팅층도 손상된 경우도 있었다. 경북 군위 화재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는 음극활물질 돌기가 형성돼 있기도 했다.

이러한 배터리 이상을 제외하면 외부 환경영향 가능성은 없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기준치 보다 높은 절연저항 값이 확인됐거나 화재 시 지락차단장치 동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남 하동 ESS 화재의 경우 배터리 이상이 아닌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한 것이 화재 발생 원인으로 추정됐다. 이에 조사단은 95%이상 높은 충전율 조건으로 운영하는 방식과 배터리 이상 현상이 결합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충남 예산 ESS는 충전률을 70%에서 95%로 올린 후 8일 만에 화재가 났다. 화재시 충전률은 93.5%였다.

강원 평창 ESS도 충전률을 95%에서 100%로 상향한지 14일 만에 화재가 났다. 화재시 충전률은 98%였다.. 

경북군위도 충전률을 70~에서 95%로 상향한지 5일 만에 불이 났다. 경남김해의 경우 충전률 상향은 없었지만 화재시 충전률이 92.2%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충전율을 낮추어 운전하는 등 배터리 유지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는 한편, 사고예방과 원인규명을 위해 운영기록을 저장하고 보존하는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충전율 제한조치, 옥내설비의 옥외이전 지원, 운영 데이터의 별도 보관을 위한 블랙박스 설치, 철거․이전 등 긴급명령제도 신설 등 추가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ESS 안전관리 강화대책」등에 따라 공통안전조치 및 옥내시설의 방화벽 설치 등 현재 이행 중인 안전조치를 신속하게 완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사단의 발표에 업체는 반발했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사이트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조사단 발표와 관련해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해ㅆ다. LG화학은 그 근거로 ▲ 지난 4개월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고 ▲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 또는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ESS산업 신뢰 회복을 위해 ▲ 2017년 중국 남경공장서 생산된 ESS용 배터리 전량 자발적 교체  ▲화재 확산 근본적 방지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  ▲ESS 시스템의 안전성 강화 위해 다각도의 안전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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