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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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막판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요체는 ‘밥그릇’ 즉 지분이다. 통합 논의에 발목을 잡던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새보수당이 주장해온 ‘탄핵 강 건너기’ 사안을 자유한국당이 수용하는 자세를 보인 때문. 실제로 최근 한국당 내에서는 친박 선봉장인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 김문수 전 지사가 창당한 자유통일당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당초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중도·보수 빅텐트론을 펼쳤다. 새보수당, 이언주 의원의 전진당,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시민사회단체 등 중도세력과 보수 세력을 아우르겠다는 입장이었다. 혁신통합추진회원회도 이런 맥락에서 발족됐다. 하지만 새보수당이 ‘도로새누리당’으로 상징되는 ‘태극기세력’과의 통합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황 대표의 이 구상이 틀어졌다.

시간도 촉박했다. 4.15총선이 두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더 이상 머뭇거렸다간 보수대통합은 물거품이 된다. 그렇게 되면 정치적 책임은 황 대표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이런 현실적인 고민이 보수 통합 논의에 속도감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달 31일 국회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통합신당이 나갈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전진당 이언주 대표, 장기표 '국민의소리당' 창준위원장,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 등 안철수계 인사와 시민사회 단체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보수 통합에 대해 가시적 성과를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오늘은 통합의 골격을 발표한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작은 차이를 메우다 보면 통합의 길이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결혼할 때도 양보할 것은 해야 인연이 맺어진다. 여러 사연으로 다른 길을 갔던 세력들이 한울타리로 모이는 것은 100% 만족을 추구할 수 없다"며 양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태경 대표는 원칙을 강조했다. 하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통합으로 표를 구걸한다고 생각하면 국민들은 박수를 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수재건 3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야 한다. 막판에 갈수록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황 대표가 중심을 잘 잡았지만, 마지막이 중요하다. 원칙을 지키고, 그 원칙을 어기자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통위 로드맵은 2월 초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구성하고 중순경 통합신당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준 혁통위원장도 기자들에게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2월20일 전까지는 신당의 윤곽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이렇듯 분위기는 띄웠지만 보수대통합이 성사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기싸움이 여전한데다 양당 지도부가 통합신당에 따른 지분 정리를 끝내지 못한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당 한 관계자는 ”총선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대통합이 어려우면 소통합으로 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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