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국인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 동의자가 56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인 입국 금지'가 우한폐렴 예방에 전혀 실익이 없고 오히려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왜 그럴까.
28일 방송된 알릴레오 라이브 17회에서는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가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과 시약 개발 상황,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에 대해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견지하는 자세가 있는데 ‘물류의 전달과 사람의 교류를 막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입국을 거절하기 시작하면 당연히 밀입국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거짓말을 하게 되고 경유지를 세탁하게 된다. 갈아타고 와서 최대한 여러 단계를 거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검역대를 통과해 우리나라에 들어와 범죄자 취급을 받으면 증상이 심해져도 숨어 다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역사회 내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루트를 다 잃어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외국의 사례를 들며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인을 입국 거부한 나라는 없었다. 우리나라 환자가 중국에 들어갔는데 진료비가 거의 1억 정도 들었다. 중국은 한국에 치료비를 청구하지 않았고 항의도 안 했다. 오히려 정보를 전달해준 한국에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치료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치료를 안 해준다고 하거나, 비용을 청구하게 되면 아파도 입원할 생각을 안 하게 된다. (이런 외국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돌아다니게 되면, 병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인 환자에 대해서 확실히 치료를 해주는 것이 우리나라를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차별없이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불안한 마음은 이해한다. 입국 금지를 하고 다 막아버리면 될 것 같지만 이번 일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다. 중국에서 반대로 한국인 입국 금지를 해버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1~2주가 질병관리본부의 진검승부가 될 것으로 본다. 감염전문가들, 민간전문가들, 본부장들, 과장급들이 다 들어와 있는 단톡방이 있다. 필요한 정보들을 계속 올리고 있다. 의료진들이 정말 긴장하고 있다. 국민들께서 조금만 차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