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지도부 교체 요구를 받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01.28. 사진=뉴시스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지도부 교체 요구를 받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01.28.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이 분당 위기에 몰렸다.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 때문.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손학규 대표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의원의 제안은 과거 ‘유승민계’나 안 전 의원의 측근들이 했던 얘기와 다른 부분이 전혀 없다. 유승민계도 나를 내쫓으려 하면서 전당원 투표와 전당대회를 제안했다. 지도체제를 왜 개편을 해야 하는지,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전당원 투표가 당권장악을 위한 도구로 쓰여지는 것은 반대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안철수 전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손 대표를 만나 세 가지 방안을 제의했다. 자신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수립과 전당원투표를 통한 전당대회, 손학규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 등이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의 제안에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의 운명을 개인회사의 오너가 회사를 운영하듯 해선 안 된다. 내가 창당했으니 내 당'이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계은퇴를 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연수 갔다가 돌아와서 1995년 정치에 복귀하면서 ‘백의종군’으로 조순 서울시장을 당선시켰다. 그런 헌신의 리더십 덕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지금 위기에 처한 바른미래당을 살리는 길 역시 헌신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안 전 의원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해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것이 없이 곧바로 저의 퇴진을 말하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는 것이니 절차와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 

손 대표와 안 전 의원의 대립이 격화됨에 따라 바른미래당은 두쪽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숫적으로는 안철수계가 손학규계보다 우세해 손 대표의 불명예 퇴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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