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형사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이 “불의와 박해로부터 도망친 것”이라며 자신을 기소한 일본 검찰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금전 비리로 나를 기소한 것은 근거가 없다”며 “닛산이 지출한 자금은 모두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400일 넘게 비인간적 대우를 당했다. 하루에 8시간이나 조사를 받았는데 변호사도 동석하지 못하게 해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했다”고 일본 검찰을 비판했다. 곤 전 회장은 또 자신이 일본에서 재판을 받으면 유죄를 받을 확률이 99.4%나 된다는 주장도 했다.

곤 전 회장은 닛산과 르노의 싸움 과정에서 닛산과 일본 정부의 공모로 자신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닛산과 르노의 경영 통합을 진행했기 때문에 (닛산 경영진으로부터) 배제됐다”며 “일본 친구들 중 일부는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곤 전 회장은 자신의 축출에 관여한 닛산 전현직 임원들의 실명을 공개했으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실명에 대해서는 “레바논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꺼낼 생각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곤 전 회장은 탈출에 대해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정의를 피한 것이 아니라 박해로부터 나와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기꺼이 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곤 전 회장은 자신이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탈출한 방법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탈출을 도운 일본 내 지인들을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