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를 갖고 “저무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내내 정쟁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미 역대 최저의 법안 처리율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 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우리 정치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예산 부수법안이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지 못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더니 올해 안에 통과되지 못하면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일몰법안마저 기약 없이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신혼부부·자영업자·농어민·사회복지법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 30만원 지원하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수혜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예산은 통과됐지만, 입법이 안 돼 제때 지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상정됐는데도 마냥 입법이 미뤄지는 청년기본법, 소상공인 기본법, 벤처투자 촉진법 등 민생법안도 국민 삶과 경제에 직결되는 시급성을 다투는 법이다. 이제 볼모로 잡은 민생·경제 법안을 놓아주길 바란다. 진정으로 민생·경제를 걱정한다면 민생·경제 법안만큼은 별도로 다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들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볼 마지막단계에 도달했고, 우리 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내며 희망의 싹을 틔운 보람 있는 한 해였다.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국민의 노력·헌신 덕분”이라며 “특히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이란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한 한해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응원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산업 육성 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주춧돌을 놓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저와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한 해를 결산하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역사가 된다'는 소명의식으로 최선을 다해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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