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허민회 대표이사가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조작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한 아이즈원, 엑스원에 대해 활동 재개를 위해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CJ ENM은 30일 오후 3시 서울 상암동 CJ ENM센터 2층 멀티 스튜디오에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 순위 조작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민회 대표이사는 순위조작에 대해 사과하고,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민회 대표이사는 “저희 엠넷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특히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문자투표에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을 응원해 주신 팬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한 심정이다”라고 했다.

허 대표이사는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오디션 프로그램 관련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서는 저희가 반드시 책임지고 보상하겠다.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순위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엠넷에 돌아온 이익과 함께 향후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내어놓겠다”며 “그러면 약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금 및 펀드의 운영은 외부의 독립된 기관에 맡겨,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 대표이사는 외부 콘텐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해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허 대표이사는 “잘못인 줄 알면서도 관행처럼 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시청률만 쫓다가 기본 윤리를 저버리는 일은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 재개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허 대표이사는 “모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며 “아이즈원, 엑스원 활동 재개를 위해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 멤버들의 심적 고통과 팬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두 그룹은 빠른 시일 내에 활동할 수 있도록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획사와의 협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신윤영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엑스원 활동 재개 관련은 아직 소속사와 협의 중이다. 아직 확정된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면서 “멤버들의 소속사에서 원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견 반영, 고려해 협의하고 있따. 그게 확정되는 대로 다시 한 번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멤버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존 멤버로 활동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신 담당은 “아이즈원과 엑스원 모두 아무 잘못이 없다. 그런데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활동이 안 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심적 고통이 클 것”이라며 “팬들도 이들의 활동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일단은 기존 멤버로 활동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시즌4 '프로듀스X101'의 종영 이후, 시리즈 조작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지자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경찰은 제작진 사무실과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결과,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검찰은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를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를 받는 보조 PD 이 모 씨, 배임증재 등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안 PD는 지난해부터 기획사 임직원들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