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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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의료 제도·정책 제시를 표방하는 의료계 단체 바른의료연구소가 명인제약 '이가탄'의 효능이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었다는 광고의 근거 논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23일 바른의료연구소는 “명인제약이 ‘이가탄’을 광고하면서 2019년 3월에 국제저명학술지 ‘BMC Oral Health’에 게재된 임상시험이 ‘이가탄’의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가탄 광고에서 근거로 언급되는 논문을 검토한 결과 ‘해당 임상시험은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실한 연구’로 판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위·과장 광고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명인제약의 ‘이가탄’ TV CF는 광고 하단 자막으로 소비자에게 해당 논문을 직접 확인해보라고 논문 출처까지 ‘Hong at al. BMC Oral Health (2019) 19:40’ 라고 소개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가탄’ CF 광고에서 권유하는 대로 해당 논문의 원문을 확보해 검토해 본 결과, “명인제약이 TV CF를 통해서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임상시험을 통해서 입증됐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해당 임상시험은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부실한 연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은 100명의 만성치주염 환자를 대상으로 3개의 의료기관에서 진행됐으며, 1:1의 비율로 대조군과 실험군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총 연구 기간은 8주였고, 첫 4주 동안에는 실험군만 이가탄을 복용했으며 나머지 4주 동안에는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이가탄’을 복용했다. 

논문은 잇몸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치은염 지수(Gingival Index, 이하 ‘GI’)의 변화를 비교했다. ‘GI’가 높을수록 잇몸 상태가 나쁨을 의미한다. 최종 93명(대조군 45명: 실험군 48명)이 임상시험을 마쳤다. ‘이가탄’을 복용한 실험군에서 GI가 감소돼 개선 효과가 있었다. 4주 후 GI의 평균 변화는 대조군과 비교할 때 실험군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그결과 연령, 성별, 방문 차수 등의 변수를 보정한 모델에서 실험군에서 대조군보다 2.5배의 GI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 논문의 결과다.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했으며, 명인제약은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이번 연구는 가장 중요한 일차 변수인 GI에 대하여 통계학적 의미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연구 시작 전 대조군의 GI는 평균 1.00점이었으며 실험군의 GI는 평균 1.19점이었다”며 “이는 실험군에 속한 사람들의 잇몸 상태가 더 안 좋았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두 그룹 사이에서 치료 시작 전 GI가 19%만큼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두 그룹 간에 기본 GI가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실험군의 GI가 평균 1.19로 형성되어 유의한 결과를 얻었지만, 양 집단의 GI수치가 비슷한 4주차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본다면 거기서 두 군 모두 4주간 ‘이가탄’을 복용하였음에도 8주차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의 변화를 나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러한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여겨 ‘이가탄’ TV CF 광고를 허위·과장광고로 식약처에 민원을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명인제약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23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해당 연구소의 주장에 대해 내부 검토 중에 있다"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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