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12.12 쿠데타 주역들이 12일 강남 호화 점심식사 모습을 이 날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12.12 쿠데타 주역들이 12일 강남 호화 점심식사 모습을 이 날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전두환 정호용 최세창 등 '12·12 군사반란‘ 주역들이 12일 강남의 한 고급 식당에서 오찬을 가진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영상은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현장을 찾아가 직접 취재한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논란이 된 점은 이날이 '12·12 사태’ 40주년이 되는 날인데다 군사반란의 주역들이 한데 모여 자축을 벌였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1인당 20만원의 호화 식사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빈축을 샀다.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고 한 전두환씨가 어떤 돈으로 수백만원의 식사비를 냈는지 의문이 제기된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전씨 측은 해명 자료를 냈다. 그런데 전씨 측 해명에는 황당한 설명도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착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제부터 전씨 측 해명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12.12사태 40주년되는 날 자축 모임을 가진 이유에 대해 전씨 측은 "전 전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몇몇 친지들의 동부인 오찬은 1979년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이었다. 오래 전부터 친목을 이어온 분들이 1년에 2~3번 전 전 대통령 내외를 식사에 초대하는 모임이었다. 날짜가 12월 12일로 잡힌 것은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의 사정으로 우연히 정해진 것일 뿐이다. 식사 비용은 초청한 분들이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씨 측은 또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오는 16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씨 측은 불출석 이유로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진술을 통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변호인에게 위임한 것은 법정에 나와 앉아있을 수는 있지만, 현재의 정신건강 상태로는 정상적인, 의미있는 진술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려고 칭병(稱病)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억지다"라고 주장했다. 

전씨의 알츠하이머병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기억 장치에 이미 저장된 정보는 기억해내지만, 정보의 저장 단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까운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바둑을 두면 정상적으로 대국을 할 수 있지만, 바둑판을 떠나면 방금 전에 바둑을 두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골프를 친 영상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는 "종전과 다름 없는 일상생활과 운동을 거르지 않은 때문인지 증세의 진행이 완만하다. 골프를 치는 일이 매우 뜸하지만 실제 필드에 나가면 예전의 기량이 살아있는 것은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온 덕분이다. 의료진은 ‘전 전 대통령이 착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입장도 변함이 없었다. 전씨 측은 "추징금을 안 내는 것이 아니라 없어서 못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골프 비용 역시 전 전 대통령 돈이 아니라 이순자 여사가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금융자산을 생활비로 쓰는데 여기서 충당한다는 것이다. 

전씨측의 해명 중에는 모순된 점도 발견된다. "기억 장치에 이미 저장된 정보는 기억해낸다”고 말한 부분이다. 고 조비오 신부와 관련된 사자명예훼손 사건은 모두 과거의 일이다. 따라서 전씨는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있으므로 재판에서 진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전씨측은 가까운 일은 기억을 못한다며 압뒤가 맞지 않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편 전씨측 해명 자료가 공개되자 다수 누리꾼들은 “알츠하이머는 들어봤어도 착한 알츠하이머라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 변명치고는 논리 비약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