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매출액 기준으로 4조원 이상 되는 화학업체 중에서 그룹별 대표기업 다섯 기업을 선정하여 비교를 해보았다. 매출액은 LG화학 28조원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롯데케미칼로 16조원이었다. 세번째 기업은 한화케미칼로 9조원이었으며 네번째와 다섯 번째 기업은 5조원대의 금호석유와 코오롱인더였다.

이 중에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을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보인다. 매출액 규모만 보면 LG화학이 롯데케미칼의 거의 두 배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이 LG화학보다 항상 조금 적었다. 그런데 2019년 3분기에 마침내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금액이 LG화학 영업이익보다 조금 더 많았다.

과연 매출액이 LG화학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롯데케미칼의 2019년 3분기 영업이익이 LG화학보다 더 많을 수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롯데케미칼의 2019년 3분기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비교해보니, 예상한대로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더 많은 비정상적인 모습이었다. 이것은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LG화학의 연도별 영업이익을 살펴보자. 2015년 매출액 20조원에 영업이익 1조 8천억원과 9%의 영업이익률을 보여주었다. 2016년은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2015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2017년은 매출액이 25조원이 되면서 영업이익이 2조 9천억원이 되었고 영업이익률도 11.4%나 되었다.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유가와 환율 등의 대외환경 변화로 인하여 2018년에 매출액은 28조원으로 증가하였지만 영업이익은 2조 2천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률은 2015년의 9%보다 더 낮은 8%가 되었다.

하지만 2019년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되어 매출액은 2018년과 유사하지만 영업이익률은 4.4%로 나빠졌다. 2015년과 2019년 3분기를 비교하면 매출액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된 것이다.

그런데 롯데케미칼의 매출액은 겨우 LG화학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였으며 영업이익도 2018년까지는 LG화학보다 많지는 않았다. 반면에 영업이익률은 롯데케미칼이 2015년부터 LG화학보다 항상 더 높은 수준이었다.

예를 들어 2015년을 보면 LG화학의 영업이익은 1조 8천억원이지만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1조 6천억원으로 2천억원 차이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20조원과 11조원으로 큰 차이가 있으므로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이 더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의 3분기누적 영업이익을 비교해보았을 때,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9,564억원으로 LG화학 9,231억원보다 333억원 더 많아진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2019년 상반기에 LG화학은 5,429억원이었지만 롯데케미칼은 6,418억원으로 989억원이나 더 많았다. 사실일까 아닐까라는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비교해보니 2019년 상반기와 3분기의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더 많았다. 뿐만 아니라 2018년에도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더 많은 비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은 이미 다른 업체분석에서 여러 차례 말한 바와 같이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2018년과 2019년 3분기의 비정상적인 모습이 분식회계를 의미하는 가를 판단하기 위하여, 재무상태표의 매출채권의 증가 여부를 확인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2018년은 2017년 대비하여 재고자산이 2천억원이 늘어나고 매입채무액이 3천억원이 줄어든 것이었다. 재고자산이 증가했다는 것은 2017년 수준의 매출액을 유지하기 위하여 롯데케미칼이 2018년에 무리한 생산을 하였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생산을 합리적으로 조절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재고자산의 증가와 매입채무의 감소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른 단기차입금 및 사채 증가라는 악순환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2018년은 재고자산 증가에 다른 일시적으로 착시현상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2019년 3분기는 2018년과 조금 다른 모습이다. 왜냐하면 2018년에 늘어난 재고자산은 2019년 3분기에도 변함이 없이 동일하지만 매출채권은 1조 5천억원에서 1조 7천억원으로 2천억원이 증가하였다.

하지만 2018년 매출액과 2019년 매출액을 연간으로 전환 후 비교 해보면 동일하다. 그렇다면 2018년 대비하여 2천억원이나 증가한 매출채권 잔액은 비정상적인 숫자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2019년에 증가한 매출채권 2천억원이 허위채권이라면 저 숫자를 취소 하고정상적인 모습으로 되돌린다고 가정을 하면, 2019년 3분기 매출채권은 2018년과 동일한 1조 5천억원이 될 것이고, 영업이익은 7,564억원이 될 것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822억원이 될 것이다.

그러면 매출액이 동일한 상태에서 2019년 매출채권이 2018년보다 2천억원이 증가하는 모순이 소멸되고, 영업이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2천억원이 더 적은 정상적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그러나 LG화학은 2019년 3분기에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것은 LG화학이 2018년 8% 대비하여 영업이익률이 절반 수준인 4.4% 정도로 악화되었지만 악화된 실적을 과대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공시하였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매출채권이 발생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6년에 3조원이던 재고자산이 2017년에 3.3조원이 되고 2018년에 4.3조원이 되고 2019년 3분기에는 5조원으로 늘어난 것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매출액 증가율보다 지나치게 높은 재고자산 증가율이 석연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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