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진행 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진행 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우선순위 협상자로 선정됐다. 이 배경에는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의 결단력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1조7000억원을 써낸 애경-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재계는 당초 입찰가가 1조5000억~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이 금액보다도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 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계약이 원활히 성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며, 계약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항공업계는 국내외 모두 안전문제와 더불어 경쟁의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를 통해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인수 후에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또 “이를 통해 HDC그룹은 항공 산업 뿐만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것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 회장은 건설업에 매진해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10대 건설사로 성장시키며 기반을 닦았다. HDC는 2019년 상반기 매출액 2조3305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 8259억원, 영업이익 99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대폭 증가한 실적이다. 

정 회장의 경영에 대한 리더십은 2014년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면서 빛을 발휘하기도 했다. 

2014년 5월30일 창립 이래 최초로 채권은행들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었다. 정 회장은 그해 4월 직원들에게 “지난해 실적악화에 대한 엄중한 책임과 나부터 변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보수를 회사에 반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2013년 장기 미착공 PF사업지 손실반영으로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정 회장은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매진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정 회장의 노력과 주택시장 활황에 힘입어 2014년에 다시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2015년 6월 현대산업개발의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채권은행들과 맺었던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끝냈다.

정 회장은 2015년 1월 현대아이파크몰을 통해 면세점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 안착시켰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부동산114’를 인수해 건설과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주요 고비마다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한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재도약시킬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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