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와 시사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와 시사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구체적으로 산출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중 양국이 공표한 관세부과 조치를 올해 말까지 모두 시행할 경우, 2019~2020년에 걸쳐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34%p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입는 악영향의 대부분은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에 따른 중국의 내수 위축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로 하락하는 한국의 경제성장율은 0.32%p인 반면, 중국의 대미 관세부과로 인한 하락치는 0.02%p에 불과했다.

특히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로 인한 중국의 수출 감소(공급채널)보다는 중국 내수 감소가 한국 경제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KDI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수치는 순차적으로 시행된 관세부과 조치를 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가정해 산출한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에 각각 어느 정도의 하락 효과가 발생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올해와 작년 부과된 관세를 고려할 때,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좀 더 많아, 올해 (한국) 성장률에 상당 부분 반영돼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은 농산품을 비롯한 미국산 제품 1100억 달러 규모에 5~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세를 무기로 한 양국의 갈등은 현재 진행 중이다. 미국은 지난 9월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의 추가 관세를 예고했으나, 이중 휴대전화 등 일부 품목은 12월 15일로 연기한 상태다. 또한 앞서 25%의 관세를 부과한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5%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유예 중이다. 

한편,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중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KDI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부과로 중국 경제가 받는 영향은 △1.06%p로 미국(△0.09%p)보다 컸다.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0.20%p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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